(시황분석)외국인 지속매도, "변화 여부가 증시열쇠"

  • 등록 2002-05-06 오후 7:37:54

    수정 2002-05-06 오후 7:37:54

[edaily 지영한기자] 6일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거래소시장은 외국인의 매도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3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며 820선으로 되밀렸다. 코스닥시장도 사흘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주식시장은 시작부터 약세로 출발했다. 지난 주말 미국 나스닥시장이 급락세를 보인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거래소시장에선 5월물 옵션만기일(9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섬에 따라 프로그램 매물에 대한 부담도 가세했다. 예상과 달리 프로그램 매물부담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美 나스닥시장에 연동하고 있는 외국인투자가들이 장중 대규모 매도공세를 전개하며 거래소시장의 급락세를 부추켰다. 더욱이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은 9일 연속 매도공세를 전개했으며 이 기간중 순매도 규모만 1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9·11테러 ´이후 외국인의 누적 매매가 이날 처음으로 매도우위로 반전했다. 결국 미국증시의 부진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최근 국내증시의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美 IT 수요회복 불확실성, 세계증시 발목잡아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가 철저히 미국증시와 연동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미국증시는 하반기 IT(정보기술)산업을 중심으로 한 수요회복에 대한 확신부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상무는 미국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현실과 1분기 거시지표의 개선이 허수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맞물리면서 미국시장이 부진한 양상이라고 밝혔다. 다시말해 재고변동의 효과나 베이스 이펙트(Base Effect), 경기부양차원의 정부지출증가 등 인위적 요인으로 미국경기가 회복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실(기업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과연 경기회복이 기대만큼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유식 LG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은 미국시장이 ´경기회복 불투명´이란 악재에 묶여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이 과거처럼 세계경제의 성장축 내지 원동력으로서 제역할을 못함에 따라 글로벌 차원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밑그림이 흔들리고 있고 결과적으로 국내외 증시의 동반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한국의 입장에선 내수와 소비에 의존해 경기가 개선추이를 보여왔지만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위해선 美 IT산업의 수요회복과 이에 힘입은 IT품목의 수출활성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증시가 하반기 수요회복에 대한 확신부족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현실은 국내증시엔 부담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매도공세, 5월이 분기점이 될 수도 그렇다면 외국인의 매도공세는 지속될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미국 나스닥시장에 연동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증시가 안정을 되찾기전에는 외국인의 매도세에 대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경기사이클이 붕괴될 정도로 위축되거나 이로 인해 미국시장이 폭락세를 추세적으로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많지 않다. 이에 따라 미증시가 점차 바닥을 다지고 외국인의 매도세도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해외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완만하나마 꾸준히 지속될 전망이고 달러화 약세로 미국시장에서 일부 자금이 주변국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밸류에이션상 한국만큼 매력이 있는 국가도 드물어 국내주식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한계를 보일 것이란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양유식 팀장은 아직은 전체적으로 비관할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경기의 불확실성으로 국내외 증시가 조정국면을 좀 더 이어갈 수 있지만 그동안 낙폭이 컸고 악재들이 가격에 반영된 면도 적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론 모멘텀이 없겠지만 국내외 증시가 급격한 가격조정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점차 바닥을 다져가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역시 그동안 적지 않게 주식을 매도한 만큼 800선 전후에선 어느정도 매도강도를 줄이지 않겠느냐는 것이 양 팀장의 생각이다. 김한진 상무는 미국시장에선 다행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통화긴축의 강도가 늦춰질 수 있고 IT산업을 중심으로 자연스런 재고조정이 전개되면서 향후 6개월 이후엔 재고조정이 기업수익 개선으로 연계되는 국면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미국시장이 6개월 이후의 수익성 개선을 반영해 지금 당장 강세로 전환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미증시의 급락세와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공세는 2분기, 그중에서도 5월을 분기점으로 어느정도 변화를 모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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