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주식시장이 반등 하루만에 다시 꼬리를 내렸다. 소화불량에 걸린듯 되새김질을 하는 모양새다. 시티그룹이 외국계 채권기관으로선 처음으로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신규지원에 참여하기로 하는 등 우호적인 소식이 전해졌지만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여전히 해외증시의 움직임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경우 구매자관리지수(NAPM)가 호전된 것으로 발표됐지만 나스닥지수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인데다,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의 약세 소식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게다가 반도체 매출 감소를 발표한 미 반도체산업협회(SIA)의 보고서와 오는 7일 발표될 예정인 일본의 2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0.9%를 기록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치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졌다.
5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 보다 6.88포인트(1.23%) 하락한 551.91포인트로 마쳤고, 코스닥지수도 0.98포인트(1.56%) 떨어진 61.76포인트로 마감했다. 두 시장 모두 지수하락에도 불구하고 마감지수가 시초가 보다 높아 일봉 그래프상 양봉을 그려냈다는 것은 그나마 위안을 주는 대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거래량 폭발..엇갈린 시각 반영
이날 시장의 특징을 꼽으라면 무엇보다 폭발적인 거래량을 들 수 있다. 거래소(7억8871만주)와 코스닥(2억2456만주)을 합친 전체 거래량이 10억주를 넘어섰다. 특히 거래소시장의 거래량은 지난 5월2일의 7억9430억만주에 이어 올들어 두 번째로 많았다.
거래량 폭증의 주역은 역시 하이닉스반도체가 맡았다. 하이닉스는 이날 4억8362만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지난달 30일 자신이 세웠던 단일 종목 사상 최대 거래량인 4억2410만주를 또다시 뛰어넘었다.
이처럼 거래가 쏠린 것은 하이닉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고, 단기간 주가의 진폭이 확대되면서 데이 트레이딩이 성행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과 개인 대규모 사자와 팔자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도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이날 외국인 하루 전 매수포지션을 청산하고 매도공세에 나서 6178계약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같은 매도규모는 지난 3월22일의 6118계약 이후 5개월 보름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반면 개인은 5160계약을 순매수했다.
이처럼 선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외국인과 개인이 공격적인 매매에 나선 만큼 단기적으론 선물이 현물을 교란할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또다시 꼬리에 몸통이 휘둘릴지도 모를 일이다. 따라서 당분간 선물의 움직임을 주목해 볼 시점이다.
결국 선물 9월물 지수는 하루 전다 1.65포인트(2.37%) 하락한 67.90포인트로 끝마쳤고, 시장 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34포인트로 하루만에 다시 백워데이션으로 돌아섰다.
◇약세장 불구 독주하는 건설주
건설업종은 이날 4.34%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업종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전일에 이어 연이틀 4%대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주식값이 오른 종목도 상한가 1종목을 포함해 40개에 달한 반면 하락종목은 13개에 그쳤다.
건설주의 강세는 주지하다시피 저금리와 수출경기 부진에 따른 내수 진작책의 최대 수혜주로 d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신도시 개발을 비롯해 부동산 양도소득세 감면, 그린벨트 해제, 국민임대주택 1만호 조기 건설 등 호재성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이같은 정책변수들이 건설주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장기간 골이 깊었던 것도 반등의 모멘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건설주와 관련 색다른 주장도 나오고 있다. 건설주의 강세는 시장전반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잇따른 호재성 건설정책은 분명 건설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뒤집어보면 내수경기를 부양해야 할 만큼 경기상황이 안 좋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부동산(주택) 가격이 "꼭지점이다, 아니다"의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정부가 주택공급을 늘리기로 한 것은 그만큼 주택수급이 꼬여 있음을 정책당국이 인정한 것이고 결국 부동산은 당분간 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시중의 유동자금을 부동산쪽에 관심을 쏟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증시에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무작위가 작위를 이긴다
흔히들 주가를 정의할 때 기업의 미래가치를 현시점에서 반영한 것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분석가들은 현재의 상황보다 미래의 전망치를 분석의 자료로 활용하는 경향이 높다. 그러나 세계경기도 그렇고, 기업실적도 그렇고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증시 역시 안개에 휩싸여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불투명한 미래에 매달리기보다 현실을 직시하는 게 오히려 낫지 않을까 싶다. 미래도 현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순간, 그리고 발을 딛고 서있는 바로 이 곳(Now & Here)"을 이해하는 게 문제해결의 출발점이 아닐까. 미래를 추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그것은 작위(作爲)일수 있다. 그러나 현실을 올바로 파악하는 것은 정석의 기본이요 무작위(無作爲)란 생각이다. 작위를 이기는 것은 무작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