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흩어졌던 외교 담당 조직 통합하는 이유는?

도광양회서 "신형국제관계"로 외교 정책 전환.. 강력한 힘 추구
외교비용도 전년보다 15% 늘린 600억위안 채택
  • 등록 2018-03-12 오전 11:00:02

    수정 2018-03-12 오전 11:00:02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 공산당이 외교 부분을 담당하는 조직들을 통합해 강력한 단일 기구를 만들기로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광양회(칼을 드러내지 말고 힘을 기른다)를 중심으로 삼던 중국 외교가 최근 들어 국제사회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신형국제관계’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공산당은 중앙대외연락부와 중앙외사영도소조를 통합할 계획이며 이 통합조직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이끌게 된다.

양 위원은 지난해 10월 열린 당 대회에서 중국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위원(25명)으로 선임되는 등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자리에 오르게 됐다. 외교담당자가 정치국 위원에 이름을 올린 것은 장쩌민 전 주석 시절 첸치천 이후 14년 만이다.

양 위원은 이번 양회를 계기로 정계에 돌아온 왕치산 전 중앙기율위 주임의 지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왕 전 주임은 국가 부주석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왕 전 서기는 2009~2012년 부총리로 미국과의 대화를 이끄는 등 20여년간 외교 업무에 관여했고 미국 내에서도 협상력을 인정할 정도로 노련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또 왕이 외교부장 역시 국무위원으로 승진해 양 위원을 보좌할 전망이다.

현재 중국 외교는 중앙대외연락부와 중앙외사영도소조, 국무원 외교부, 상무부 등으로 분업화 돼 있다. 중앙대외연락부는 해외 정당과의 교류 등을 담당하고 있는 기구로 북·중 교류의 핵심 부서이기도 하다. 현재 시진핑 주석이 조장을 맡는 중앙외사영도소조는 외교·안보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비공식 기구이다.

중국 공산당이 두 조직의 통합에 나선 것은 외교 정책의 변화를 맞아 이를 이끌 강력한 단일 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덩샤오핑 이후 중국 지도자들은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키우는 ‘도광양회’ 전략을 채택한 바 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친 후 중국의 경제적 기반이 탄탄해지며 주요2개국(G2)으로 인정받자 중국의 외교 전략도 바뀌고 있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나 AIIB 등을 통해 신흥국의 리더를 자처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열린 19차 당 대회에서 “그 어떤 나라도 중국이 자신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쓴 열매를 삼킬 것이란 헛꿈은 버려야 한다”는 강한 발언까지 나왔다. 이미 중국은 지난 5일 올해 외교 예산을 전년보다 15.7% 늘어난 600억위안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형 국제관계를 위해 과감하게 돈을 쓰고 구조를 바꾸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스티브 창 런던대 중국연구소 소장은 “현재의 외교 정책 결정 구조는 여러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며 “중요한 외교 업무는 단일한 조직과 인물의 지휘 하에 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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