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은 이승만 외교의 승리” 軍 군종병 교육 논란

3군단 기독교 군종병 집체교육서 이승만 찬양 일색 강연
"해방은 독립운동 아닌 이승만 개인의 외교투쟁 결과"
"군 모태인 광복군 성과 부정하는 교육 이해 안돼" 지적
  • 등록 2015-08-30 오후 5:00:00

    수정 2015-08-30 오후 5:00:00

유격 훈련을 받고 있는 육군 장병들의 모습. [사진=국방부]
[이데일리 최선 기자] 일부 군 부대가 병사 수백명을 대상으로 독립군과 광복군의 항일무장 투쟁을 폄훼하고 광복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이 일궈낸 성과라는 내용을 골자로 역사교육을 실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같은 교육은 군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장병들에게 왜곡된 역사인식을 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헌법은 대한민국이 1919년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군당국은 임시정부의 군사적 결사체였던 광복군을 국군의 모태로 공식 인정하고 있다.

이데일리가 30일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3군단 기독교 군종병 집체교육’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 인제와 양구 지역을 담당하는 3군단은 지난 4월 13일부터 같은 달 17일까지 4박 5일간 예하부대 소속 군종병 250여 명을 대상으로 집체 교육을 실시했다. 이 기간 중에 3군단 기독교 군종부는 3시간에 걸쳐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건국’이라는 내용의 교육을 진행했다.

자료집에 따르면 해당 교육을 담당한 강사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항일 운동 성과를 설명하는 데 주로 시간을 할애했다.

당시 강연을 맡은 강사 A씨는 ‘한국의 해방은 무장투쟁의 본거지였던 간도에서 찾아온 것이 아니라 …중략… 즉, 해방은 무장투쟁이 아닌 이승만 박사의 끈질긴 외교투쟁에 의해 찾아온 것’이라며 ‘(광복은) 이승만 박사가 적어도 30여년 동안 거의 혼자 힘으로 싸운 외교투쟁의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3군단이 군종병 25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집체교육 자료 사본. [출처=김광진 의원실]
이어 그는 “이승만 박사가 외교 노선에 대한 독립활동을 포기하고 무장투쟁론을 주장했다면 일제로부터의 해방은 한참 뒤로 미뤄졌거나 아니면 불가능했을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일부 병사들은 이 강사의 교육이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찬양 일색으로 구성돼 있었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중학교에서 교재로 쓰이는 8개종의 한국사 교과서 중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외교적 공헌에 대해 서술한 교과서는 지학사뿐이다.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광복은 외교적인 노력 외에도 위험을 무릎 쓴 의병·독립군·광복군의 무장투쟁과 묵묵히 독립 자금을 모으던 이들 등 보이지 않는 노력이 어우러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특히 광복군에 뿌리를 둔 우리 군대에서 무장투쟁의 성과를 무시하고 이승만의 외교적 노력만을 높게 평가한 교육이 이뤄진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3군단측은 국가 안보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강사가 임의로 주관적인 평가를 강연에 포함했지만 강연 전체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3군단 관계자는 “강연 전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은 삭제했지만 강연 주제를 완전히 훼손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우편향적인 일부 내용은 포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광진 의원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더욱 확고한 역사관과 안보의식을 가져야 할 군이 광복군의 활동을 무시하는 교육을 허용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 군은 장병들이 그릇된 역사관과 안보의식을 갖지 않도록 부대 내에서 이뤄지는 정신교육의 내용에 대해 엄중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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