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투업계, 엔터테인먼트 투자 `조심스럽게 다시`

영화 외 드라마·음반·게임·교육 등으로 투자외연 넓혀
기획단계부터 철저히 검토.. 수익성 `제고`
  • 등록 2004-08-13 오후 2:53:42

    수정 2004-08-13 오후 2:53:42

[edaily 김윤경기자] 창업투자사들의 엔터테인먼트 투자가 조심스럽게 재개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 때 `대박`을 노리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가 상당한 손실을 입고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창투사들의 엔터테인먼트 투자가 최근들어 `수익성을 고려한 전략`을 바탕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성에 대해 여전히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KTB네트워크, 엔터원 인수참여..영상투자 `재도전` KTB네트워크(030210)는 최근 비디오 및 DVD 유통업체인 코스닥 등록기업 엔터원(035500) 인수에 참여, 엔터테인먼트 투자에 다시 적극적으로 뛰어들 발판을 마련했다. 엔터원은 지난 5월 인수합병(M&A) 자문사인 인큐벤코리아를 통해 채무조정 및 구조조정을 완료하는 것을 전제로 씨넥서스, SBC-KTB중소기업구조조정조합, 동원창업투자 등과 M&A 투자약정서를 체결하고 총 9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기로 했다. 이 대금은 오는 20일 납입될 예정이다. 씨넥서스의 경우 권성문 KTB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한국기업투자가 최대주주. 따라서 KTB는 조합 및 관계사 씨넥서스를 통해 엔터원에 대한 상당한 `권한`을 취득하게 된 것. 김성호 KTB 문화서비스팀 팀장은 "엔터원에 대한 투자는 구조조정투자의 일환이기도 하며 KTB가 투자하는 영화의 유통을 원활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투자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KTB는 지난 2002년 KTB엔터테인먼트라는 엔터테인먼트 분야 투자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이 분야 투자에 의욕을 보였으나 투자금액이 컸던 `아유레디` 등의 영화가 잇달아 흥행에 참패하면서 상당한 손실을 입고 투자를 거의 접다시피 해 왔다. KTB엔터테인먼트 법인은 존속되고 있으나 현재 소속 인원들은 퇴사했거나 KTB내 문화서비스팀으로 흡수된 상태. 김성호 팀장은 "당시 벤처열기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엔터테인먼트 투자까지 실패, 손실 수습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면서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경기침체와 더불어 다소 정체되고 있긴 하지만 전망은 밝기 때문에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KTB는 지난 2001년 결성한 100억원 규모의 `시네마1호조합`의 경우 투자원금을 100% 소진했으며 2002년 결성된 107억원 규모 `KTB문화컨텐츠조합1호`는 15% 가량의 투자금이 남아 있다. 이외에도 다음 달말까지 문화관광부와 `방송영상조합`을 만들고 KTB자산운용과도 150억원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조합을 결성, 드라마, 음반, 게임 등까지 엔터테인먼트 투자의 외연을 넓혀나갈 계획이며, 현재 전체 투자 가운데 10%대인 엔터테인먼트 투자 비중을 연간 3~5%씩 늘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KTB가 올들어 투자한 영화로 개봉된 작품은 `태극기휘날리며`와 `범죄의 재구성` `효자동이발사` `령` 등이 있고 `주홍글씨`와 `남극일기`는 개봉 전이다. 음반은 `MC더맥스 2집`과 `성시경 3집` 등에 투자했다. ◇음반·교육 등으로 `분산 투자`도 통상 영화에 집중됐던 엔터테인먼트 투자 분야를 넓히면서 수익성을 제고하고 리스크를 줄이려는 시도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기술투자(019550)(KTIC)는 `엔터테인먼트` 보다는 `문화·컨텐츠`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윤건수 KTIC 벤처1부 이사는 "2001년 결성한 108억원 규모의 `문화컨텐츠조합`을 통해 광범위한 엔터테인먼트 투자에 나서고 있다"면서 "개봉작 가운데 대작들만 흥행에 성공하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어 올해 영화 투자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편"이라고 밝혔다. KTIC는 따라서 드라마, 교육 등의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실제 이 투자조합으로 메가스터디에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남기기도 했다. ◇기획단계부터 `전략적`으로 투자 지난해 100억원 규모의 `바이넥스트엔터테인먼트 제1호 조합`을 만들고 투자 의욕을 내비쳤던 바이넥스트(027830)하이테크의 경우 프리프로덕션 단계(제작 전 기획단계)부터 제작사와 배급사, 매니지먼트사 등과 함께 참여하는 식의 투자 방식을 구사하고 있다. 김지웅 바이넥스트하이테크 팀장은 "영화 시장은 곧 1조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라면서 "다만 초기 투자는 회수기간이 걸고 프리프로덕션 단계를 넘기기 못하고 `넘어지는` 경우가 많아 투자의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지웅 팀장은 "우리나라의 관람료는 세계적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영화배우 기근으로 인기배우의 캐스팅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투자해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게 되면 이런 난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투자한 영화는 올초 시놉시스 단계에서 투자를 결정한 `올드보이`와 9월 개봉될 `돈텔파파`가 있고 이외에도 시나리오 단계에 있는 3편의 영화를 투자를 염두에 두고있다. 바이넥스트는 이외에도 쇼박스, 쇼이스트 등과 파트너쉽을 맺고 상호 자문을 하고 있으며 이런 가운데 국내 배급사에 투자하는 식으로 외화에 대한 투자도 일부 진행했다. `연인` `80일간의 세계일주` `블레이드3` 등이 이렇게 투자된 것. 김 팀장은 "하반기 100억원 규모의 새 조합 결성도 계획하고 있으며 공연과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해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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