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제주지역 한 동물원에서 탈출한 ‘호저’가 한 달 만에 사체로 발견됐다.
| 27일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발견된 호저 사체 (사진=제주동부소방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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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제주동부소방서는 서귀포시 성산읍의 한 버스정류장 인근에 야생동물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받아 현장을 확인한 결과 지난달 말 제주시 조천읍의 한 동물원을 탈출한 호저 개체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동부소방서 구조대가 현장을 방문한 결과 호저로 확인됐다. 발견 당시 호저는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구조대는 사체를 성산읍사무소에 인계하고 철수했다. 호저는 야생에서는 나무 껍질이나 과일 등을 주로 섭취하는 동물이지만, 동물원에서 사료를 먹으며 생활한 탓에 산속에서 익숙한 먹이를 찾지 못하자 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A동물원 측은 지난달 말께 조천읍사무소에 들개가 우리를 부숴 키우던 호저 10마리 중 2마리가 도망갔다는 피해 신고를 했다. 이날 사체로 발견된 개체 외에 다른 1마리는 최근 조천읍 함덕리에서 목격했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지만 아직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실종된 호저는 몸길이 60~90cm, 꼬리 길이 20~25cm다. 호저를 발견하면 민원콜센터(120번)로 신고하면 된다.
호저가 발견된 곳은 성산읍 신천리 도로 옆 하수로로, 당초 탈출한 동물원과는 30km 가량 떨어진 지역이다.
호저는 몸통이 가시털로 둘러싸여 고슴도치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크기는 훨씬 크다. ‘산미치광이’로도 불리며, 영어로는 ‘포큐파인’(Porcupine)이라고도 한다. 아시아·아프리카·남미 등지에 서식하는 포유류로, 긴 가시털이 특징이다. 적이 공격하면 몸을 오그려 가시를 곤두세우는데 가시가 외부 물체 등에 박히면 몸에서 떨어져 나온다.
먼저 건드리거나 자극하지 않으면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