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에 놀란 선진국들…‘부스터샷’ 도입 속도

獨·英 등 내달부터 부스터샷 시행 예정
이스라엘·러는 이미 도입…韓 검토 중
부익부 빈익빈 ‘백신 불평등’ 비판도
  • 등록 2021-08-03 오전 11:06:06

    수정 2021-08-03 오전 11:06:06

(사진=AFP)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델타 변이 확산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자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비교적 높은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부스터샷’(면역 효과의 연장·강화를 위한 추가 접종)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9월부터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또는 모더나 3차 백신을 고령자, 요양원 거주자, 면역 체계가 손상된 사람들, 그리고 이미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모든 사람들에게 투여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클라우스 홀레첵 바이에른 주(州)보건장관은 이날 독일 16개주 보건장관들을 대표해 “우리는 가을을 대비할 것”이라며 “예방을 위한 부스터샷이 중요하고 옳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옌스 스판 독일 보건부 장관도 이날 “노인과 면역취약 계층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시간이 흐르면서 면역 반응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들에게 부스터샷을 접종하게 하는 것에 모두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독일에선 지난달 30일까지 전체 인구의 약 61%가 최소 한차례 백신을 맞았고 52%가 2차 접종까지 끝냈다.

최근 백신을 맞았더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가 나타면서 각국에서 부스터샷 접종의 필요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2회 접종하거나 얀센 백신을 1회 접종한 사람들 사이에서 돌파 감염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화이자 측은 화이자 백신 접종을 마친 뒤 6개월이 지나면 유증상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96%에서 84%로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화이자는 부스터샷을 맞으면 델타 변이 중화항체 양이 5~11배 이상 많아진다고 지난달 28일 2분기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에 부국들을 중심으로 부스터샷 도입이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달 12일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자국 면역 취약자를 대상으로 부스터 샷 접종을 시작했다. 러시아도 백신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경우라면 누구나 추가 접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헝가리에서는 지난 1일부터 백신 접종 후 4개월이 지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다. 영국 정부는 다음 달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해 12월 초까지 끝낸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역시 올 가을부터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국도 부스터샷 접종을 검토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은 지난달 30일 고령층과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원 및 입소자 등 고위험군,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등 바이러스 벡터 백신 접종자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부국과 빈국 사이 ‘백신 불평등’이 아직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부국들이 백신 물량을 추가로 쓸어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달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선진국의 부스터샷을 언급하며 “백신 불평등이 기괴할 정도”라며 “저소득 국가 인구의 85%(약 35억명)가 아직 백신을 한 차례도 접종받지 못한 상태인만큼 부스터샷까지 접종하는 것은 이기적인 처사”라고 꼬집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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