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송금을 해야 할 때 스마트폰을 사용해 송금하는 사람들은 2015년 10명 중 4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10명 중 7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고령층들은 비대면 방식 중 여전히 스마트폰 보다는 ATM기에 의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사용 늘며…은행서 송금하는 사람은 100명 중 1명도 안돼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비대면 금융 관련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은행권의 이체 거래건수 18억6300만 건 중 대면을 통해 이체한 건은 1400만 건에 불과했다. 약 0.75%만 대면 거래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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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송금이 사라진 자리를 가장 크게 메꾼 것은 ‘휴대폰’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앱을 통한 송금이 대중화되고 있다. 2015년 전체 송금 건수 중 38.9% 수준을 차지했던 스마트폰 송금은 2017년 50.8%로 치솟았다. 이어 2018년 60.3%에서 2019년 68.5%로 늘어났고 올해 상반기는 73.4%로 껑충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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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을 통한 송금도 줄어들고 있다. ATM은 은행 창구를 찾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대면 방식이긴 하지만 은행이나 편의점 등 주요 거점에 있다 보니 가장 대면에 가까운 비대면 창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ATM을 통한 송금은 2015년 4억9300만건에 달했지만 지난해 4억4100만건으로 소폭 줄었다. 올 상반기에는 2억1700만건의 송금이 ATM을 통해 이뤄졌다. 전체 송금에서 AT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0.9%에서 2019년 12.6%, 그리고 올해 상반기 11.6%로 낮아지는 추세다.
스마트폰 대신 ATM 선호하는 고령층…은행의 ‘딜레마’
하지만 문제는 연령이다. 스마트폰 송금을 사용하는 이들 대다수는 20~40대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스마트폰을 통해 송금을 한 사람들의 연령층을 따져보면 20대 미만 2.9%, 20대 이상 24.1%, 30대 28.9%, 40대 24.9%로 나타났다. 50대는 14.7%, 60대는 4.5%에 불과하다.
ATM을 통한 50대의 송금 건수 역시 유지되는 모습이다. 2015년 ATM을 통한 50대들의 송금 건수는 1억1200만건이었는데 2019년 1억6000만건, 올 상반기 4900만건으로 집계됐다. 60대들의 ATM 송금건수은 2015년 5700만건에서 2019년 7000만건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앱 설치나 공인인증서 설치 등이 어렵다고 느끼는 어르신들도 여전히 많은 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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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통해 송금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데 비용을 계속 유지하기 부담스럽다는 판단에 전국 시중은행들은 ATM기 운영을 줄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사들이 운영하는 ATM은 5만5800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3년(7만100대) 대비 20% 줄었다. 특히 국내 ATM 절반은 수도권에 집중돼있는 등 지역 간 편차도 극심한 상황이다.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을 우려해 당국도 제재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은 모든 은행의 ATM 실태 파악을 위해 데이터베이스 구축한다고 밝혔다. ATM 배치의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지만 사실상 ATM을 없애지 말라는 경고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4대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이 함께 하는 통합 ATM기를 설치하고 은행별 운용비를 효율화하는 방안까지 고안했다.
은행 관계자는 “당연히 다 잘하면 좋겠지만, 비용의 한계가 있고 은행으로선 사람들이 많이 쓰는 방식에 더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노령층 소비자에 접근성이 높은 앱 개발 등 더 친화적인 상품을 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