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한은 "사드 보복 계속되면 여행수지 적자 이어질 전망"

3월 여행수지 적자, 역대 두 번째
  • 등록 2017-05-04 오전 10:27:16

    수정 2017-05-04 오전 10:56:12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정규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4일 “중국인 관광객이 회복되지 못한다면 여행수지가 계속 적자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규일 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2017년 3월 국제수지(잠점)’ 설명회에서 “일본 동남아 등 다른 국가의 여행객이 늘긴 했지만 중국 관광객 감소분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3월 여행수지는 13억5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던 2015년 7월 14억7000만달러 적자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정 국장은 “내국인 출국자 수는 증가하는 추세여서 여행지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결국 입국자 수(여행수입)에 따라 여행수지 적자 폭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행수지는 우리 국민이 해외로 나가서 쓴 여행지급과, 외국인이 우리나라로 들어와서 쓴 여행수입으로 각각 나뉜다.

정규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2017년 3월 국제수지(잠정)’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다음은 정규일 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가운데 채권 부문 투자가 늘고 있다. 해외 중앙은행 등에서 사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외국인의 채권 투자자금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유출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12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고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들어서며 신정부 경제정책 기대감에 장기금리도 상승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채권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 2월부터 우리나라에 외국인 채권자금이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2월 58억3000만달러에 이어 3월 40억4000만달러가 들어왔다.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이 신흥국 대비 양호한 데다 연초 이후 원화도 강세를 보이며 한국 경제가 안정적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관련 중국의 보복 조치로 중국인 여행객이 줄면서 여행수지 적자 폭이 커졌다. 앞으로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가.

△여행지급을 좌우하는 출국자 수는 항상 증가하는 추세다.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꾸준히 늘었다. 소득 증가에 따라 해외 여행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고 여행지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입국자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적자를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

사드 관련 한·중 간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3월15일 이후 중국의 한국 관광상품 판매 중단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줄고 있다. 3월 중국인 관광객은 36만명으로 지난해 3월 60만명 대비 40.0% 감소했다.

일본 동남아 등 다른 국가에서 여행객이 늘었지만 중국인 관광객 감소를 완전히 상쇄할 만큼은 아니다. 한·중 간 문제가 계속된다면 여행수지가 계속 적자를 보일 것이다.

-3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예년보다 줄었는데 그 이유는.

△이번 경상수지 흑자는 5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105억5000만달러나 지난 2월 84억달러 대비 줄어든 것은 국제유가가 오른 영향이 컸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며 수입액이 수출액을 못 쫓아왔고 그러면서 이례적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많아졌다.

국제유가가 지난해 1월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중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점차 줄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3~5%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본다. 경상수지가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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