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박인용(63) 국민안전처 장관은 ‘지옥철’이라고 불리는 지하철 9호선을 출근시간대에 타본 뒤 이 같이 말했다. 서울시가 무료버스를 배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출근 인파가 많아 대형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안전 진단은 이날 오전 7시 개화역에 마련된 9호선 관제센터에서 시작됐다. △스크린도어 개폐 문제 △탑승·운행 시 사고 위험성 △화재 위험성 등을 점검하는 취지로 실시된 안전처 장관의 첫 9호선 현장점검이다.
박 장관은 약 10분 간 서울시·서울메트로 교통 책임자들로부터 현황 보고를 받았다. 서울시·서울메트로는 지난달 30일 9호선 연장 개통되면서 승객 혼잡이 우려돼 무료버스·대책반을 편성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오전 7시37분 가양역에 도착하자 출근 인파가 쏟아졌다. 박 장관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시민들 사이에 끼었다. 김포에서 서울로 출근 중인 한 50대 시민은 박 장관에게 “출근시간대에 9호선 가양역부터는 숨도 못 쉰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통학 버스에 사람을 밀어넣던 학창 시절이 생각날 정도로 불편하다”고 말했다.
3분 뒤 염창역에 도착하자 인파는 더 몰렸다. 고개를 제대로 돌릴 수도 없을 정도였다. 박 장관은 시민들과의 대화를 포기했다. 차량안은 에어콘이 돌아가는 소리만 요란했다. 박 장관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박 장관은 “진작 현장에 나와서 봤어야 했는데 시민들한테 미안해서 말을 못 걸겠더라”고 토로했다.
종착지인 여의도역에 내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오전 8시도 안 된 시간이었지만 열차 출입구까지 시민들이 넘쳐났다. 열차가 여의도역에 멈추자 박 장관은 출입구 쪽으로 인파를 헤치면서 하차했다.
안전처 장·차관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김포시 향산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장(2일) △춘천역 대강당(3일) △장충체육관(7일) △인천항 연안여객선터미널(8일) 등 현장 점검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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