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곡4단지 고령자 맞춤아파트 "어르신들만 모십니다"

세곡4단지 첫 집들이.. 문턱 없앤 노인 전용시설 완비
만 65세 이상 무주택자 입주자격.. 서울시 "향후 공급확대"
  • 등록 2011-07-07 오후 3:39:33

    수정 2011-07-07 오후 4:17:54

[이데일리 이창균 기자] "아내와 함께 지난달 이사를 마쳤습니다. 아직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지만 깔끔하고 움직이기가 편해 만족합니다. 단지내 놀이터도 가끔 둘러봅니다."   7일 오전 전국에서 처음으로 `고령자 맞춤형 아파트`로 꾸며진 서울 강남구 세곡동 세곡4단지에서 만난 정병운(88세) 할아버지는 이제 이사온 지 한달여간 생활한 느낌을 이같이 표현한다. 고령의 정 할아버지는 현재 부인과 함께 둘이서 생활하고 있지만, 크게 불편한 점 없이 지내고 있다고 한다.   이날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과 유민근 SH공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곡4단지 `고령자 맞춤형 아파트` 입주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세곡4단지는 서울시가 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전국 최초로 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내·외부 설계와 편의시설 등을 적용한 임대아파트다. 
▲ 세곡 4단지 조감도
세곡4단지는 8개동 총 407가구는 지난달 22일부터 입주를 시작해 27%가량의 입주율을 기록 중이다.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전용면적 59, 84㎡ 229가구와 국민임대주택 전용면적 39, 49㎡ 178가구로 구성됐다.   입주 자격은 만 65세 이상 노인에 서울 거주 무주택자로 제한된다. 입주 예정자의 평균 연령이 77세로, 2~3인 가구만 전체의 80%에 달한다. 입주자격은 59㎡ 이하의 경우 도시근로자 가구 월평균소득의 70% 미만, 84㎡의 경우 150% 미만으로 제한해 서민층 노인 가구의 유입을 유도했다.  
▲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싱크대. 입주시 관리사무소에 문의하면 입주자가 원하는 높이로 조절해준다.
이날 둘러본 세곡4단지 시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18분의 1 기울기를 확보한 외부 램프. 직접 걸어보니 경사가 완만하고 손잡이 난간이 부착돼 거동이 불편하거나 휠체어를 탄 노인도 수월하게 바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각 복도폭과 가구별 현관폭은 1.5m로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현관 문턱은 제거해 휠체어도 쉽게 움직일 수 있다. 박성근 SH공사 사업2본부장은 "어르신들을 위한 `무장애 설계(Barrier Free)`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가구에 있는 싱크대와 세면기 등은 높낮이 조절이 가능하다. 아울러 비상호출기와 동작감지센서, 화재시각경보기 등 첨단 안전장비를 구축, 입주한 노인들이 만약의 위급 상황시 곧바로 경비원 등에게 연결돼 조치를 받을 수 있다.  
▲ 단지 한복판에 위치한 게이트볼장의 모습.
4개동 정중앙에는 게이트볼장을 조성, 거주 노인들이 취미 활동을 즐기면서 자연스레 서로 친목을 도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경로당과 보육시설, 문고, 게스트하우스, 체력지원실, 세미나실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한편 서울시는 그동안 2000여가구의 고령자 맞춤형 임대주택을 공급한 바 있다. 오는 2015년까지 천왕 등 7개 지구 35개 단지 1~2층에 2000여가구를 추가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현장을 둘러본 오세훈 시장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쾌적한 주거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서울시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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