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금융연구원장 돌연 사의

`금산분리 지지` 등 MB정부와 코드차
`윤증현 들면 사임` 묘한 인연 반복
  • 등록 2009-01-28 오후 6:18:30

    수정 2009-01-28 오후 10:59:02

[이데일리 김수연 정영효기자] 대표적인 금산분리 지지자이자 재벌 개혁론자인 이동걸 금융연구원장이 물러난다.

금융연구원은 27일 "이동걸 원장이 오는 31일자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2010년 7월까지인 임기를 1년 반 가량 남기고 있다.

공식적인 이유는 `일신상의 사유`.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현 정권과의 `코드차`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 이동걸 금융연구원장
이동걸 원장은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 경제비서실 행정관으로 청와대와 인연을 맺은 이후 10여년 간 정부의 금융정책 입안에 관여해왔다.

특히 2002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분과(재정·금융)위원을 맡으며 정권 출범 초기부터 노무현 정부와 동행, 2003~2004년에는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했다.

금산분리를 적극 옹호하고, 생명보험사 상장시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쪽에 서는 등 주요 금융이슈마다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금감위 부위원장 시절에는 증권 집단소송제 도입을 주도하는 등 재벌 개혁에 앞장섰다.

최근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도 건설사 지원에 편중된 경제위기 대책과 자본시장통합법 실시 등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도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에서는 김 원장의 거취와 관련한 뒷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더구나 우연치고는 공교롭게도, 5년 전에나 이번에나 모두 `윤증현 취임 직후`라는 공통점이 있다.
 
당시 그는 윤증현 금감위장 취임 한달만인 2004년 9월 부위원장직에서 석연찮게 물러났었고, 주변에서는 `윤 위원장과의 시각차`를 그 이유로 봤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이 내정된 직후다.

한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 8월 후임 원장 후보의 명단이 돌았고, 연말 김 원장이 사임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며 "금산분리 등 몇몇 이슈와 관련해 현 정부와 의견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후임 원장이 선임될 때까지 박재하 부원장이 원장 직무를 대행한다고 밝혔다.

후임으로는 김태준 동덕여대 경영경제학부 교수, 김대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전주성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오규택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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