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상승에 대한 기대로 충만한 개인들의 왕성한 `식욕` 앞에서는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도 유가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맥을 못췄다.
밤사이 뉴욕증시가 유가급등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로 하락하자, 외국인은 현·선물을 동반매도 했다. 선물시장 외국인의 매도로 시장 베이시스가 나빠지자 3500억원이 넘는 매물이 프로그램 차익거래를 통해 쏟아졌지만, 개인들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이를 소화해 냈다.
단기과열과 거시가격 지표(유가·금리·환율)의 불확실성 앞에 리스크 관리로 대응한 외국인과 1800포인트를 돌파한 여세를 몰아 2000포인트까지 달려보자는 개인들의 자신감이 확연히 대조를 이룬 하루였다. 이날 개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근 넉달만에 최대였다.
보합권내 공방을 벌이던 코스피는 강보합으로 마감했지만, 종가가 시초가에 못미치며 6거래일만에 음봉을 그려 누적된 피로를 숨기지 못했다.
업종별로는 건설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건설주가 두각을 보였고, 이어지는 대형 수주로 조선·기계업종이 다시 전면에 나섰다.
브레이크 없이 내달렸던 증권주는 3% 가까이 내렸지만, 이를 매수기회로 활용한 개인들은 `증권주` 매집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코스피는 0.97포인트, 0.05% 오른 1807.85에 장을 마쳤다. 종가기준 나흘째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기록한 최고가는 1813.84로 높아졌다.
거래량과 거래대금 모두 전날 보다 늘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 부장은 "쉽게 조정 받지 않는 면에서는 강세장의 면모를 지속하고 있지만, 시장을 이끄는 주체가 개인이라는 점에서 다소 불안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과 건설 업종은 단기 트레이딩 관점으로 대응하고, 순환매와 보수적 입장에서 은행업종과 통신업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업종별로 건설과 기계 조선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업종 지수는 2.98% 올라 나흘째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건설업종이 회복국면을 지나 장기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건설주 상승세에 힘을 실어줬다.
2분기 어닝시즌이 다가오면서 실적회복세가 완연할 것으로 기대된 기계업종도 2% 넘게 올랐다. 두산중공업(034020)이 4.78% 오르며 나흘 연속 급등했다. 현대엘리베이터도 6.05% 올랐다. 유성금속(024870)은 바이오벤처에 피인수된다는 소식에 사흘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이달초 틈틈이 숨을 골랐던 조선주도 강세장에 복귀했다. 현대중공업(009540)이 5.23% 뛰었고, 삼성중공업도 3.45% 올랐다. 연일 들려오는 대규모 수주수식에 조선주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 이날은 삼성중공업이 4365억원 규모의 해양설비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1800돌파의 주역이던 증권주는 단기급등 부담으로 2.90% 내렸다. 다만 조정속에서도 중소형 증권주는 M&A 기대감에 오름세를 지속했다. SK증권(001510)이 13.77% 급등했고 서울증권과 NH투자증권이 5% 넘게 뛰었다. 개인들은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이날 증권주를 2359억원 매집했다. 전체 개인 순매수 규모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매수주체별로 개인은 4000억원 가까이(오후 3시10분 잠정) 순매수해 지난 2월28일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은 이틀 연속 팔았고, 기관도 투신권을 중심으로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수선물 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사고 외국인이 팔았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차익 위주로 3296억원의 순매도가 이뤄졌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363개였다. 내린 종목은 414개다. 나머지 70개는 보합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