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 막겠다”며 대왕암공원 기암괴석에 낙서한 60대

수성 페인트로 ‘바다남’ 낙서 새겨
경찰, 상자 내부 물품 판매처 수사
신용카드 사용기록 등 조회해 검거
  • 등록 2024-01-24 오전 10:50:34

    수정 2024-01-24 오전 10:50:34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울산 관광지인 대왕암공원 기암괴석에 파란색 페인트로 낙서 새긴 범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 대왕암공원 바위에 적힌 ‘바다남’ 낙서. 이 낙서는 동구청이 제거 작업을 마무리해 현재 지워진 상태다. (사진=울산 동구)
울산 동부경찰서는 경범죄처벌법상 자연훼손 혐의로 60대 여성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일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전망대 인근 바위에 파란색 수성 페인트와 붓을 이용해 ‘바다남’이라고 낙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동구청 의뢰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뒤 낙서가 발견된 바위 근처에서 여성 속옷과 남성 속옷, 손거울 등이 보관된 스티로폼 상자를 발견했다.

경찰은 상자 안에 든 물건의 판매처를 탐문 수사하고 신용카드 사용 기록을 조회해 A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새해를 맞아 가족의 액운을 막고 집안 남자들이 좋은 기운을 받게 하려고 낙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청은 지난 3일 낙서를 발견한 뒤 같은 날 제거 작업에 착수해 복원을 완료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경복궁 담벼락 등 문화재 훼손과는 중대성 면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경범죄 처벌법을 적용해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왕암공원은 공원녹지법 영향 아래 있는 근린공원에 속하지만 바위는 공원 시설로 분류되지 않기에 A씨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범죄처벌법은 공원, 명승지, 유원지 등에서 바위에 글씨를 새기는 등 자연을 훼손한 사람에 대해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태료를 처분하도록 규정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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