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도 비주얼이 중요해"…'찍심' 노리는 가정식 인기

'비주얼' 좋은 음식 사진 찍고 싶은 마음 '찍심'
집밥 늘며 '근사한 한끼' 밀키트·가정간편식 인기
재료 선정부터 맛·비주얼 만족 고려해 제품 개발
  • 등록 2021-04-23 오후 12:00:00

    수정 2021-04-23 오후 12:00:00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식품업계가 ‘찍심(사진 찍고 싶은 마음)’ 유발 식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등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먹음직스럽게 ‘비주얼’ 좋은 음식 인증 사진을 찍고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현상이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잡히면서다.

‘찍심’을 유발하는 음식 ‘인증샷’을 남기는 모습.(사진=이미지투데이)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음식은 눈으로 먹는다”는 말이 유행할 만큼, 소비자들의 식품 구매 요소에 맛 만큼이나 비주얼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집에서도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는 듯한 비주얼과 분위기를 충족시켜주는 밀키트(Meal kit)와 가정 간편식(HMR) 또는 레스토랑 간편식(RMR) 제품들이 주목 받고 있다. 셀프 플레이팅을 통해 ‘근사한 한끼’ 연출과 인증샷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프레시지 ‘블랙라벨 스테이크’ 밀키트 연출 컷.(사진=프레시지 제공)
밀키트 기업 프레시지에 따르면 스테이크, 밀푀유나베, 로제파스타 등 제품 판매량이 전체 상위 5개 안에 꼽힌다. 모두 간단한 레시피를 통해 맛 뿐만 아니라 비주얼이 뛰어난 음식들로 인기가 많다.

특히 판매량이 가장 많은 ‘블랙라벨 스테이크’는 제품 기획 단계부터 비주얼까지 고려해 선보였다. 집에서도 스테이크 전문점 수준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플레이팅이 가능한 손질된 가니쉬를 제공해 근사한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다. 가니쉬에 들어가는 식재료의 색감 하나하나까지 신경 써서 구성해 SNS 인증을 자주하는 20~40대 여성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프레시지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협업해 선보인 프리미엄 밀키트 제품 ‘63 다이닝 키트’도 실제 식당에서 사용하는 고급 원재료를 그대로 담았다. 인증샷을 찍는 소비자들을 고려해 전문 셰프가 플레이팅 한 것처럼 연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색감의 식재료까지 풍부하게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편의점 CU에서 출시한 ‘봄나들이 김밥’.(사진=BGF리테일 제공)
화려한 색감을 활용해 비주얼 만족도를 높인 식품은 편의점과 커피전문점에서도 인기다.

편의점 CU는 최근 봄 분위기를 연출하는 비주얼의 ‘봄기운 간편식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중 ‘봄나들이 김밥’은 김 대신 비트 물을 들여 분홍색을 띠는 콩피를 사용했다. 재료도 초록색과 붉은색 파프리카, 노란 지단과 단무지, 분홍색 양배추 샐러드 등으로 채워 만개한 꽃 같은 디자인을 연출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스타벅스가 이번 여름 시즌을 맞아 선보인 ‘포레스트 콜드 브루’도 여름 숲을 모티브로 한 컬러 비주얼로 눈길을 끈다. 진한 콜드 브루와 달콤한 바닐라 향이 느껴지는 크림 베이스, 제주산 유기농 말차가 서로 층을 이뤄 색다른 멋과 비주얼을 연출한다.

탐앤탐스가 최근 선보인 신메뉴 ‘타코야끼 블랙프레즐’도 오징어 먹물의 까만 비주얼로 보는 재미를 준다. 블랙 프레즐 도우에 쫄깃한 문어와 가다랑어포, 데리소스 등 타코야끼 재료를 얹어 해산물의 향기를 가득 담아냈다.

이밖에도 돌도끼 모양의 긴 뼈에 고기가 붙어있는 ‘본-인 스테이크’는 만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비주얼을 한 일명 ‘만화 고기’로 통한다. 버거킹, 맘스터치, 롯데리아에서도 버거 속 패티 양을 늘린 일명 ‘키높이버거’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찍심’을 자극하고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 대신 집밥이 늘면서 가정에서 밀키트와 간편식을 통한 요리과정부터 플레이팅까지 다양한 인증샷들이 나오고 있다”며 “맛은 물론 비주얼까지 만족시키기 위해 식재료 선정부터 구성, 레시피까지 신경을 쓰는 가정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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