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가격 올해 첫 상승 “식량위기 단계는 아냐”

FAO 6월 가격지수, 전월대비 2.3% 올라
유지류·설탕·유제품 등 상승세, 곡물·육류 내려
  • 등록 2020-07-06 오전 11:03:27

    수정 2020-07-06 오전 11:03:27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세계 식량가격이 올해 들어 처음 상승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그간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수요가 회복하는 반면 공급은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 또한 반등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돼지고기가 진열돼있다. 연합뉴스 제공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6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93.2로 전월대비 2.3%(2.1포인트) 상승했다.

FAO는 2020년 7월자로 세계식량가격지수의 기준연도를 2002~2004년에서 2014~2016년으로 변경했다. 산출시 활용하는 가격범위는 23개 품목 73개 가격에서 24개 품목 95개 가격으로 바뀌었다. 이번 개편에 따라 5월 식량가격지수는 162.5에서 91.1로 조정됐다.

개편 기준에 맞춘 식량가격지수는 2월 99.4로 전월대비 3.0%(3.1포인트) 하락한 후 4개월 연속 내렸다가 6월 상승 전환했다.

품목군별로 보면 유지류(86.6)·설탕(75.0)·유제품(98.2) 가격은 올랐고 곡물(96.9)·육류(95.2)는 하락했다.

유지류의 경우 4개월 연속 내리다가 6월 들어 11.3%(8.8포인트) 급등했다. 팜유 가격이 코로나19 봉쇄 조치 완화로 수입 수요가 회복하면서 크게 오른 영향이다. 이주민 노동력 부족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 가능성도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대두유·해바라기유 가격은 주요 수출국들의 수출 제한으로 상승했고 유채씨유 가격은 유럽연합(EU) 바이오디젤 산업 부문의 수요 회복으로 올랏다.

설탕 가격은 국제 원유가격 급등에 브라질 설탕 공장이 설탕 대신 바이오 에탄올 생산을 늘리면서 한달새 10.6%(7.2포인트) 크게 올랐다. 유제품은 중동·중앙아시아 수입 수요 증가와 유럽의 공급량 감소 등으로 4.0%(3.8포인트) 상승했다.

곡물의 경우 북반구와 흑해지역 등 주요 수출국의 생산 전망 개선에 밀 가격이 소폭 내렸고 쌀도 일부 수출국의 교역활동 둔화 영향으로 하락했다. 옥수수는 최근 몇 개월간 하락하다가 수요 증가와 미국의 재배환경 악화로 상승했다.

육류 가격은 0.6%(0.6포인트) 내렸다. 가금육·쇠고기가 중국과 중동에서의 높은 수요에도 주요 생산지역의 수출 가용량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유럽의 시장 규제 완화 기대 영향으로 가격이 소폭 올랐다.

2020~2021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은 27억8980만t, 소비량 27억3540만t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0%(8130만t), 1.6%(4330만t)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곡물 기말 재고량은 같은기간 6.0%(5230만t) 늘어난 9억2890만t으로 예상했다.

세계 식량가격이 오르면서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부족으로 식량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아직까지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카고 선물거래소 가격에서도 2일 기준 밀·쇠고기·돼지고기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하락한 상태”라며 “여전히 식량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명목 및 실질 식량가격지수 추이.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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