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vs애플 "특허전쟁이 최고의 영업사원"

특허전 1년6개월, 도약의 일등공신 자리매김
'CNN 효과' '너는 내운명' '고래들의 싸움' '블록버스터' 효과 등
  • 등록 2012-10-11 오후 1:23:37

    수정 2012-10-11 오후 1:23:37

[이데일리 류성 선임기자 김정남 기자] 지난해 4월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이 세기의 특허 전쟁을 시작한 이래 1년 6개월이 지났다. 소송 초기 IT업계는 “올 것이 왔다”고 우려했다. 두 회사의 앞날을 비관하는 전망이 대세였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기우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소송 직전인 지난해 1분기 12.2%이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올해 2분기 32.3%까지 끌어올렸다. 애플도 올해 2분기 사상 최고의 매출(350억달러)과 순이익(88억달러)을 거뒀다.

◇특허전쟁 자체가 ‘일등공신’

미국에서는 “특허 소송의 최후 승자는 특허 변호사”라는 말이 있다. 소송 기업들이 지불하는 거액 수임료로 변호사 배만 불려준다는 얘기다. 하지만 두 회사간 소송에는 이 법칙이 적용되지 않았다. 세기의 특허 전쟁을 벌이면서도 두 회사 모두 승승장구하는 원인은 뭘까.

①‘CNN 효과’…주요 소송 순간마다 전 세계 언론이 실시간 보도하면서 두 회사는 이른바 ‘CNN 효과’를 누리고 있다. 대중 매체가 집중 소개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유발시켜 구매로 연결됐다. 최근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 조사에서 이런 효과가 잘 나타났다. 브랜드 가치가 급증한 회사 1, 2위는 애플(129%)과 삼성전자(40%)였다.

②‘너는 내 운명’…두 회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가장 큰 구매업체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한 쪽이 파멸하면 다른 쪽도 큰 손실을 입게 되는 것이다. 두 회사가 특허 전쟁을 적정선에서 이탈할 수 없는 이유다.

③‘고래들의 싸움’…두 회사 모두 덩치가 커 소송으로 인해 본업이 위축될 우려가 크지 않다. 소송에 휘말려 회사 역량이 분산되면서 흔들리는 다른 사례와는 대조적이다. 두 회사는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오히려 스마트폰 사업은 더욱 강화할 정도로 거대 조직이다.

④‘글로벌 블록버스터’…이번 소송은 미국·독일·일본·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일반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두 회사가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흥행에 성공해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했다. 결말을 미리 알 수 없는 인기 드라마처럼 소송을 지켜보는 일반인의 흥미는 커질수 밖에 없다.

⑤‘시장 대폭발’…소송이 시작된 지난해 4월은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는 시점이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통틀어 스마트폰 이용자가 15억명을 돌파, PC 이용자를 능가하기도 했다. 소송과 관계 없이 두 회사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지점에 놓여 있었다.

◇향후 소송도 ‘꽃놀이패’

두 회사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하면 특허 전쟁이 한쪽의 일방적 몰락으로 끝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두 회사는 소송 중에도 상호 라이선스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애플이 삼성전자에 라이선스 협약을 제안했다. 도중에 타협으로 소송이 마무리되면 양강 체제는 더욱 단단해질 가능성이 높다. 특허 ‘족쇄’를 풀고 마음껏 달릴 수 있어서다.

반면 최종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소송을 계속한다고 해도 불리할 것은 없다는 분석도 있다. 고충곤 미국 특허변호사는 “어느 한쪽이 소송에 패해 상당한 보상금을 물더라도 소송으로 얻을 이익창출 규모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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