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중 1100도 붕괴..또 사이드카(마감)

올들어 아홉번째 사이드카..외국인 엿새째 순매도 `수급공백`
경기침체 우려 철강·수출주 급락..`대책도 무효` 건설주 폭락
  • 등록 2008-10-22 오후 3:49:02

    수정 2008-10-22 오후 3:49:02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시장의 공황심리가 극에 달했다.

22일 코스피는 설마설마했던 1100선의 붕괴마저 목도해야 했고 시장에는 사이드카의 요란한 굉음이 울렸다.

밤사이 뉴욕증시 급락은 차라리 예고된 악재여서 속이 편했다.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는 어느 정도 알려졌던 재료였기에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게 나올 것이라는 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다우존스 지수가 2%, S&P500 지수가 3%의 급락세를 보였지만 코스피 지수가 약보합권에서 출발할 수 있었던 건 이같은 무던함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 오히려 주초 나왔던 정부의 금융 안정대책과 전날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감이 무너지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금융시장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달러-원 환율은 또 다시 급등, 결국 전날보다 40원 이상 오르며 마감했다.

채권 금리는 그나마 안정되는 듯 보였지만 대표적인 단기 금리 지표인 CD금리는 여전히 불안했다. 자금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재연되는 듯 보이자 주식시장이 출렁거리는 건 당연했다.

해외발 악재도 여전했다. 일본 증시가 실적우려에 엔화강세까지 더해져 급락했고, 이에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IMF에서 유럽은행들이 이번 금융위기로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자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결국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61.51포인트(5.14%) 하락한 1134.59에 마감했다. 오후 2시27분경 코스피는 100포인트 넘게 빠지면서 장중 한때 1095.56까지 떨어졌다. 하락률로는 8.41%.
 
올들어 9번째, 이달 들어서만 6번째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어수선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오늘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05년 9월6일 1122.65를 기록한 이후 3년1개월만의 최저다. 

시장에는 사자고 나선 주체가 없었다. 외국인이 3627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장을 주도했고 이 물량을 받아내는 듯 보였던 기관도 오후 들어 발을 뺐다.

기관이 냈던 일부 사자주문도 그나마 프로그램 매매에 의한 것이어서 기관은 오늘 하루종일 소극적인 매매로 일관했다는 평가를 받을만 했다. 매수우위였던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오후 들어 매도우위로 돌아섰고, 결국 비차익거래만이 나락으로 떨어졌던 증시를 일으켜 세웠다.

비차익거래의 이면에는 장막판 유입된 연기금이 있었다. 연기금은 오늘 182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대부분의 물량이 장막판 집중됐고 이에 코스피는 저점대비 40포인트 가량 회복할 수 있었다.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운수장비와 철강금속 등의 업종이 크게 떨어졌다. 철강은 수요감소, 조선 등 대형장치산업은 물동량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게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조선 대장주 현대중공업(009540)은 12.4%나 급락했고, 철강 대장주 포스코(005490)는 7.8% 하락했다. 선진국의 경기후퇴로 수출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현대차(005380), LG전자(066570) 등 수출 대표주들도 각각 14.2%와 5.7%씩 급락했다.

부동산 대책에 단기적인 기대감에 휩싸였던 건설주들도 급락세로 돌아섰다. 건설경기 부진도 문제지만 금융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건설경기 부양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진단에서다. 건설업종 지수는 이날 8.04%나 떨어졌다.

재차 부각된 금융위기에 금융주들도 미끄러졌다. 정부의 유동성 지원방침에 아침에 반짝 상승세를 보인 정도가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통신과 같은 전통적인 경기방어주들이 그나마 선전한 전형적인 약세장이었다. KT&G(033780)가 0.4%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2% 하락에 그쳐 샌디스크 인수 무산에 대해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는 듯 보였다.

이날 상한가 3종목 포함 85개가 올랐고, 하한가 26개 포함 784개가 떨어졌다. 보합은 46개. 장막판 지수 급락에 52주 신저가 종목이 318개나 쏟아졌다.

거래량은 전날보다 소폭 줄어든 3억6718만주, 거래대금은 소폭 늘어난 5조173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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