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이 투자 및 고용 감소로 이어질 경우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 감소를 초래해 경기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미국 상무부 기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업 실적은 전분기 대비 연율로 193억달러 감소했다. 에너지 및 노동 비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매출 부진이 겹쳤기 때문이었다.
4분기 실적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상무부는 4분기 기업 실적이 3분기보다 더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시장 부진이 달러 약세에 힘입은 해외 판매 호조세를 압도할 것이라고 상무부는 분석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 편입 종목들의 실적도 시원찮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3분기 S&P 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실적은 연간 기준으로 거의 5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인 25% 감소했다.
경기 둔화의 중심에 금융위기가 자리잡고 있는 점은 침체 우려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금융사들의 실적 부진은 임금 삭감과 자본 지출 감소, 대출 경색으로 이어지는 `3중고`를 몰고 오기 때문이다.
메릴린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북미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실적 침체기가 이미 도래했다"며 "내년에는 경기 침체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세계 최대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는 지난 10월 "미국 경제가 2008년 침체에 근접하거나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해 업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10월까지만 해도 `미국 경제가 여전히 낙관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던 미국 2위 자동차 업체 포드는 불과 한 달도 못돼 이같은 분석을 철회하고 침체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당장 침체에 접어들 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존재한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위팅 애널리스트는 지난번 경기 확장기의 마지막 연도였던 1997년부터 2001년 3월까지 이렇다할 침체기가 없었던 점을 들어 미국 경제가 내년부터 당장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