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지영한기자] 현대·기아차가 28일
현대차(005380) 56명,
기아차(000270) 22명 등 전체 78명 규모의 2005년 정기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직급별 승진자는 ▲ 부사장 3명 ▲ 전무 9명 ▲ 상무 15명 ▲ 이사 27명 ▲ 이사대우 24명 등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인사와 관련, "미래형 자동차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및 품질, 생산부문의 전문인력 승진과 올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한 해외부문의 승진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정기인사의 승진규모는 예년의 수준을 크게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3년과 2004년 정기인사의 승진폭이 각각 118명과 106명이었다는 점에서 평소보다 30% 안팎이나 대폭 감소했다.
아무래도 국내경기 침체와 환율급락 등 경영환경 악화에서 비롯된 비상경영 상황을 반영, 임원 승진인사를 최소 규모로 억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수불황에 따른 극심한 실적부진에다 설상가상으로 판매노조를 중심으로 노사갈등까지 불거진 국내영업본부의 경우엔 대대적인 임원교체를 단행, 승진인사가 많았던 수출 및 품질관련 사업본부와는 큰 대조를 보였다.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의 경우 이번 인사를 통해 임원숫자가 종전 24명에서 19명으로 줄었다. 8명의 임원이 옷을 벗은 반면 신규로 임원(이사대우)에 발탁된 인사는 3명에 그쳤다.
기아차 국내영업본부는 올해 분기별 800억원씩 총 30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영업손실을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실적부진에다 영업직 전직제도를 둘러싼 노사대립 등의 이유로 이달초엔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이 승진임명 5개월만에 전격 경질되기도 했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는 기아차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이번 인사에서 6명의 임원이 물러나고 신규 임원으로 4명이 임명돼 임원숫자는 27명에서 25명으로 줄어들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퇴진 임원들중에는 본부장이나 부본부장 등에 비해 나이가 많거나, 직급승진에서 오랫동안 밀린 경우가 많았다"고 밝혀, 이번 인사가 세대교체의 성격도 가미됐음을 시사했다.
물론 이번 정기인사에서 부사장급 퇴진인사가 전무했다는 점에서 현대·기아차 내부의 세대교체 분위기를 감안하면 새해들어선 사장 및 본부장급을 중심으로 수시인사가 잦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김동진 부회장(50년생)과 이상기 부회장(51년생)이 50년대생인 가운데 부사장 및 전무·상무급 임원들의 상당수가 40년대생이어서 임원진의 세대교체 바람은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의 최고위급 인사는 "현대·기아차의 수시인사와 관련해 학계나 재계 일각에선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까지 있다"고 언급, 이번 정기인사와는 별도로 새해들어 임원진의 수시인사가 자주 단행될 것임을 간접 시사했다.
한편 이번 정기인사의 주요 승진자를 살펴보면 현대차 베이징현대기차(北京現代汽車)의 노재만 법인장(전무)이 부사장에 승진 임명됐고, 역시 현대차의 선행생기센터장인 김억조 전무와 경영지원본부장인 윤여철 전무도 각각 부사장 반열에 올랐다.
또한 현대차의 고옥석(HT법인장)·김경한(1공장장)·김한수(구매3사업부장)·박성현(변속기개발실장)·박준철(재료개발실장)·이세흠(울산경리원가실장)·이영복(연구개발지원사업부장) 상무, 기아차의 유럽총괄본부장인 이경수 상무 등이 전무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