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은데 대한 실망감이 채 가시지도 않은 뉴욕증시에 메가톤급 약재들이 이어지고 있다. 나스닥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폭락, 2400선을 위협하면서 지수를 지난해 5월수준으로 되돌려 놓았다. 나스닥시장의 간판급 대형 기술주 시스코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조정에 이어 야후, IBM, 휴렛패커드 등 굵직한 기술주들에 대해서도 애널리스트들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뉴욕증시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낙폭과대가 재료라는 시각도 제기하고 있다.
20일 오전 9시 34분 현재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어제보다 109.22포인트, 4.35% 하락한 2402.49포인트를 기록하고 있고 다우존스지수도 10485.02포인트로 어제보다 0.94%, 99.35포인트 하락했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 역시 어제보다 1.53% 하락한 상태다.
뉴욕증시에 악재가 끊일줄을 모르고 있다. 연준 결정에 대한 실망감은 투자자들의 기대가 지나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업들의 실적악화와 대형 기술주들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일제 공격은 기진맥진한 뉴욕증시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주식시장내 유틸리티, 금, 헬스캐어, 제약, 음식료 등 안전한 피난처들이 각광을 받고 있고 약세장에서 주식에 대한 대체재인 채권, 특히 안전성이 높은 국채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 아침 국채시장이 랠리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월가주변을 떠돌고 있는 머니마켓펀드 규모가 1조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낙폭과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주식시장에 곧바로 투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폭락장세 자체가 단기적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애널리스트들의 기술주에 대한 대규모 공세가 이어졌다. 메릴린치는 나스닥과 거래소시장의 간판급 기술주인 시스코와 휴렛패커드, 그리고 IBM에 대해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칭은 시스코의 자본지출 둔화, 가격경쟁, 그리고 기업 IT지출의 감소로 인해 시스코의 중기투자등급을 "buy"에서 "accumulate"로 하향조정했다. IBM과 휴렛패커드에 대해서도 중기투자등급을 "accumulate"에서 "neutral"로 하향조정했다.
CIBC는 인터넷포털업체인 야후에 대해 인터넷 광고시장의 둔화와 야후가 이 시장위험에의 노출정도가 크다는 점, 그리고 매출 및 수익전망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투자등급을 "strong buy"에서 "buy"로 하향조정하고 12개월 가격목표대도 주당 150달러에서 44달러로 크게 낮춰 잡았다.
일부 기업들의 실적악화 경고도 이어졌다. 어제 장마감후 인터넷 네트워킹장비업체인 파운드리 네트웍스가 4/4분기 실적악화를 경고, 오늘 개장전 거래에서 주가가 50%나 폭락했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인 인터내셔널 페이퍼도 오늘 아침 4/4분기 주당순익이 30센트에 그쳐 퍼스트콜의 예상치 44센트에 크게 못미칠 것이라고 발표한 영향을 받고 있다.
거래소와 나스닥시장 할 것 없이 기술주들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안전한 피난처인 유틸리티, 음식료, 헬스캐어 등의 업종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