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28조 규모 ‘어도비-피그마’ 기업결합 심사 착수

어도비, 지난달 26일 기업결합 신고
취득금액 높고 경쟁제한 우려 존재
“해외경쟁당국과 협력해 심사 계획”
  • 등록 2023-10-11 오전 10:31:49

    수정 2023-10-11 오전 10:31:49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글로벌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Adobe)와 피그마(Figma)의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했다. 어도비가 피그마 인수를 위해 지급하는 금액은 27조8000억원에 달한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거래는 공정거래법령상 기업결합 신고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 다만 취득금액이 현저히 높고 혁신경쟁 제한 등 경쟁제한 우려가 존재해 공정위는 어도비에 자발적 신고를 요청했고 지난달 26일 어도비로부터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어도비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그래픽, 사진, 동영상 등의 디자인 창작을 위한 소프트웨어인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과 웹사이트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기획·제작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소프트웨어인 ‘어도비 사용자 디자인(XD)’ 등을 공급하고 있다.

피그마는 2012년에 설립된 미국에 본사를 둔 회사로서 UI/UX 소프트웨어인 ‘피그마 디자인’ 등을 공급하고 있다. 피그마는 UI/UX 디자인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1위 사업자다.

어도비와 피그마는 각각 UI/UX 디자인 소프트웨어인 ‘어도비 XD’, ‘피그마 디자인’을 공급하고 있고 이번 기업결합에 따라 UI/UX 디자인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수평결합이 발생하고 어도비의 디자인 창작 소프트웨어인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과 피그마의 ‘피그마 디자인’ 사이에서는 혼합결합이 발생한다.

기업결합은 유형별로 수평, 수직, 혼합결합으로 나뉜다. 수평결합은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 간 기업결합을, 수직결합은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인접 단계에 있는 회사 간 기업결합을 말한다. 이러한 수평·수직결합을 제외한 기업결합을 혼합결합이라고 부른다.

특히 ‘피그마 디자인’은 웹기반의 소프트웨어라는 강점을 활용해 관련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해 왔으며 이에 이번 기업결합은 소위 ‘킬러인수’로서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의 해외 경쟁당국도 면밀하게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킬러인수는 대규모 기업이 자신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성장잠재력이 큰 잠재적 경쟁사업자를 인수·합병하는 것을 말한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이 UI/UX 디자인 소프트웨어 시장 등 관련 시장에서 신제품 개발, 기능 개선 등 혁신을 저해할 우려가 존재하는지 여부 등을 공정거래법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면밀하게 심사할 계획이며 심사 과정에서 해외 경쟁당국과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고 필요한 경우 9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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