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7월 CPI·PPI, 2년 8개월만에 동반 마이너스…디플레 우려↑

7월 CPI 전년比 0.3%↓…2년 5개월만에 마이너스 전환
PPI도 4.4% 하락…10개월째 마이너스 행진
CPI·PPI 동반 마이너스…2020년11월 이후 처음
글로벌 수요 둔화·내수 부진 겹쳐 디플레 공포 확산
  • 등록 2023-08-09 오후 12:00:28

    수정 2023-08-09 오후 12:00:28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대비 0.3% 하락해 2021년 2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도 4.4% 하락해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2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CPI 및 PPI 상승률이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 월간 CPI 상승률. (사진=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CPI가 전년 동월대비 0.3% 하락했다고 9일 발표했다. 7월 CPI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0.4%)를 웃돌았지만, 전월 0%에서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어서 소비 위축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의 월간 C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통제가 한창이던 2021년 2월(-0.2%) 이후 처음이다. 올해 CPI 상승률은 3월부터 4개월 연속 0%대에 머물며 지속 하락했고, 6월엔 0%까지 떨어졌다.

7월 식품 물가가 전년 동월대비 1.7% 하락한 것이 마이너스 전환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돼지고기 가격이 26% 급락해 전체 CPI를 끌어내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수치가) 높았기 때문에 기저효과 영향으로 CPI가 전년대비 하락했다”며 “향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7월 0.8%를 기록, 6월(0.4%)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 도시 물가와 농촌 물가는 각각 0.2%, 0.6% 하락했다.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년 동월대비 4.4% 하락해 시장 예상치(-4.1%)와 전월치(-5.4%)를 모두 밑돌았다. PPI는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중국 CPI와 PPI 상승률이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의 물가상승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수요 둔화로 수출이 급감한데다 부동산 침체 등으로 내수 부진까지 겹쳐 좀처럼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7월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월대비 14.5% 급감해 전월(-12.4%) 감소폭을 넘어섰다. 수출 부진이 상품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또 지난달 중국 당국이 자동차·가전·가구 등 내구재 소비 촉진 방안과 민간 투자 활성화 대책 등을 쏟아 냈지만, 소비자들의 지갑은 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2021년 초 소비자물가 하락이 일시적이었던 것과 달리 최근의 물가 하락은 외부 수요 감소 및 부동산 침체와 같은 장기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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