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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서 새로운 변이 발견…32개 돌연변이 보유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BBC 등에 따르면 ‘누’(Nu·B.1.1.529) 변이로 알려진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 감염자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을 중심으로 속속 발견되고 있다. 현재 남아공에서 77명의 감염자가 나왔으며, 보츠와나에서 4명, 홍콩에서 2명(남아공 방문자)의 감염자가 나왔다.
누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개에 달하는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 델타 변이(16개) 보다 2배 많은 것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다. 돌연변이가 많을수록 기존 백신으로는 막지 못할 확률이 높다. 특히 누 변이 내 돌연변이 중 다수는 전염성이 강하고 백신 내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남아공의 과학자들은 누 변이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확산될 경우 심각한 제4차 확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툴리오 데 올리베이라 남아공 전염병 대응 혁신 센터(CERI) 국장은 이번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다른 변이와는 “매우 다르다”며 “기존 변이에서 크게 진화해 도약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바이러스 학자인 톰 피콕 박사는 누 변이를 “끔찍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델타를 비롯해 기존 변이보다 더 나쁜 가능성을 갖고 있다”면서 “아직 확산세가 빠르지 않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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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등 여행금지국 명단에 올라…WHO, 주요변이 지정 논의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들도 누 변이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유반 버니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EMBL) 부소장은 브리핑을 통해 “알파와 델타 변형에 대한 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는 빠른 행동이 늦은 행동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WHO는 26일 긴급회의를 열고 이 변이의 이름을 정하고 ‘주요 변이’로 정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전염병 전문가인 라비 굽티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델타 변이는 높은 전파력과 중간 정도의 면역 체계 침투력을 보유했다면 새로운 변이는 전파력이나 침투력 모두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보츠와나의 새로운 변이 감염자 2명은 모두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험실에서 연구한 결과가 반드시 현실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베타 변이의 경우 처음 발견했을 때는 면역력 저하 능력이 높아 크게 번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델타가 더 빠르게 퍼졌다.
현재 WHO가 주요 변이로 지정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 4종류다. 그보다 한 단계 낮은 관심 변이로는 에타, 요타, 카파, 람다, 뮤 등 5종류가 있다. 이들 변이 바이러스의 이름은 그리스 알파벳에서 따왔는데, 이 때문에 새로운 변이의 이름이 순서상 누(ν·영어 N에 해당)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