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58·사법연수원 16기) 신임 대법관이 4일 취임 일성으로 `사법 독립`을 내세웠다.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추락한 가운데 이를 재판 절차를 통해 극복해 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
노 대법관은 “대법관 임명 과정을 거치면서 법원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여전히 차갑고, 재판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며 “그만큼 법원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 또 법관의 역할과 책임은 얼마나 막중한지를 새삼 깨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법관으로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노 대법관은 “판결은 오랫동안 끌고 온 소송 당사자 간의 분쟁에 대한 결론이지만, 최종 결론 못지않게 그에 이르는 절차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분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분쟁이 생겨서는 안 되기 때문에, 법정에서의 충실한 심리와 재판절차 안팎에서 법관들의 언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내린 결론에 대해 패소한 당사자도 자신은 비록 달리 생각하지만 재판부의 결론을 존중하겠다는 태도를 받아낼 수 있어야 한다”며 “불가능한 이상론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이러한 목표를 향하여 끊임없이 고민하고 정직한 목소리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법관은 지난 3일 임기 만료로 퇴임한 조희대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1962년 경남 창녕 출생으로 계성고와 한양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1984년 10월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법원행정처 근무 이력은 없지만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서울북부지법원장 등 지내며 다양한 분야 재판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 대법관 취임으로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명제청을 한 대법관 수는 7명으로 늘어나 13명으로 구성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과반을 차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