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신임 대법관 취임 일성 `재판 독립`과 `신뢰 회복`

"재판 독립 침해하려는 내·외부 시도 과감히 배척"
"판결 과정에서 시대 요청도 읽어내야"
김명수 대법원장 지명 대법관 전원합의체 과반 넘어서
  • 등록 2020-03-04 오전 10:09:08

    수정 2020-03-04 오전 10:09:08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재판의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가슴 깊이 새기고 이를 침해하려는 내·외부의 시도를 과감하게 배척하며,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에 근거한, 예측가능하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위해 노력하겠다.”

노태악(58·사법연수원 16기) 신임 대법관이 4일 취임 일성으로 `사법 독립`을 내세웠다.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추락한 가운데 이를 재판 절차를 통해 극복해 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노태악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노 대법관은 “대법관 임명 과정을 거치면서 법원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여전히 차갑고, 재판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며 “그만큼 법원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 또 법관의 역할과 책임은 얼마나 막중한지를 새삼 깨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가 처한 현재 상황이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 이상 그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 역시 재판절차를 통해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훼손된 재판의 독립을 되찾아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법관으로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노 대법관은 “판결은 오랫동안 끌고 온 소송 당사자 간의 분쟁에 대한 결론이지만, 최종 결론 못지않게 그에 이르는 절차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분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분쟁이 생겨서는 안 되기 때문에, 법정에서의 충실한 심리와 재판절차 안팎에서 법관들의 언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내린 결론에 대해 패소한 당사자도 자신은 비록 달리 생각하지만 재판부의 결론을 존중하겠다는 태도를 받아낼 수 있어야 한다”며 “불가능한 이상론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이러한 목표를 향하여 끊임없이 고민하고 정직한 목소리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판결을 통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 가치를 확인하는 한편, 사회의 계속성을 유지하면서 예측가능한 법적 환경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따른 시대의 요청 또한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 대법관은 지난 3일 임기 만료로 퇴임한 조희대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1962년 경남 창녕 출생으로 계성고와 한양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1984년 10월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법원행정처 근무 이력은 없지만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서울북부지법원장 등 지내며 다양한 분야 재판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 대법관 취임으로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명제청을 한 대법관 수는 7명으로 늘어나 13명으로 구성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과반을 차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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