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가입자 10명 중 4명은 월 400만원 이상 소득자

금융소비자연맹 "소득 관계없이 가입자격 요건 낮춰야"
절반 이상은 직원권유·지인소개 등으로 가입
응답자 48.6%는 투자성향 분석 없이 그냥 가입
  • 등록 2017-03-14 오전 10:36:47

    수정 2017-03-14 오전 10:36:47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민의 재산을 증식시킨다는 목적 아래 탄생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1주년을 맞은 가운데 가입자의 대부분이 월 4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ISA계좌의 절반 이상은 납입금액이 1만원권 이하에 불과해 소득이 있어도 ISA계좌에 자금을 불입하지 않은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ISA계좌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 중 하나다. 또 주로 금융사 직원이나 지인 추천 등으로 가입하다보니 불완전 판매 가능성도 높았다.

14일 금융소비자연맹이 작년 8월 136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ISA계좌를 개설한 335명중 월 400만원 이상 고소득자 비중이 37.3%로 가장 많았다. 월 300만원 이상~400만원 미만 가입자도 24.2%에 달했다. 직업적으로 보면 사무직 비중이 63%이고 금융권 종사자도 14.6%로 집계됐다. 또 ISA계좌 가입자의 대다수가 고학력자로 조사됐다. 대학교 졸업자는 75.2%의 비중을 차지해 가장 많았고 대학원 이상도 15.5%에 달했다.

이들은 가처분소득이 상대적으로 많고 금융지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지만 ISA를 가입하고서도 자금을 넣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13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만원 이하의 ‘깡통계좌’가 전체 계좌수의 52.2%인 123만2000좌에 달했다. 돈이 있어도 ISA에는 돈을 넣지 않고 있단 얘기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소득과 관계없이 가입 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도록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해야 한다”며 “비과세 혜택 역시 연간을 기준으로 한도를 설정하고 투자기간을 10년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ISA를 가입하게 된 배경을 보면 직원 권유나 지인 소개 등 금융사 외부적인 요인이 강했다. ISA 판매 금융사를 선택한 이유로 금융사 직원의 권유나 지인 추천, 판촉 활동 등에 의한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52.8%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ISA 가입시 불완전 판매에 대한 위험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ISA에 가입할 때 가장 불편했던 사항으로 ‘부족한 상품설명(34.9%)’과 ‘복잡한 가입서류(34.9%)’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또 ISA 가입시 설명서 교부를 하지 않은 경우도 32.2%에 달했고 투자성향분석 없이 가입을 한 경우도 48.6%로 집계됐다.

강 국장은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불완전판매가 여전하다”며 “투자성향 분석시 거래이력 및 실적 등 객관적 자료에 의거해 투자자 의사가 명확히 반영되도록 적합성 분석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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