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 밀집 충남 서해안 미세먼지 서울의 2배
국립환경과학원, 충남도 등에 따르면 화력발전소들이 밀집된 충남지역 상공에 아황산가스 등으로 인해 2차 생성된 미세먼지가 서울보다 최대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5일 서울 등 수도권과 충남지역에서 항공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NASA 조사결과 충남 당진과 태안, 보령, 서천 일대의 대기에서 모두 0.004∼0.011ppm의 아황산가스가 검출됐다. 이는 같은날 서울 상공에서 측정한 아황산가스(0.005ppm)보다 최대 2배 이상 많다. 현재 충남은 당진을 비롯해 태안과 보령, 서천 등 서해안 일대에 모두 51기의 화력발전소에서 2만 4533㎿의 전기를 생산하는 전국 화력발전시설의 50.5%를 점유하는 지역이다.
여기에 태안화력이 2100㎿급, 당진화력이 2040㎿급, 보령화력이 2000㎿급, 서천화력이 1000㎿급 석탄 화력 발전기 증설을 추진하면서 해당 자치단체, 지역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화력발전소 인근 주민 혈중 중금속 심각
충남도와 단국대가 지난달 보령화력발전소와 태안화력발전소 인근 주민 150명을 대상으로 건강조사를 실시한 결과 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혈중 카드뮴 평균 농도가 1.77㎍/ℓ로 내륙 지역인 충남 청양 주민 평균인 1.00㎍/ℓ보다 77%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관련 시민사회단체는 “중금속 수치가 허용 기준을 초과한 상황은 아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아 주민 건강 악화가 우려된다. 역학관계 조사 등을 벌여 원인을 규명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지역 주민에게 환경 재앙을 몰고 올 석탄 화력발전소 추가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2009년 2200톤 수준에서 3년 만에 3900톤으로 77%나 급증했다. 미세먼지보다 크기가 더 작아 건강에 더 치명적인 초미세먼지(PM 2.5) 역시 1년 동안 3000톤 이상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 관계자는 “ 올해 하반기 19억 8000만원을 예산을 투입해 보령과 태안, 서천 등 도내 11개 시·군에 초미세먼지 측정소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력발전 신설 철회 요구
석탄 화력발전소가 밀집한 충남 보령시와 당진시, 서천군, 태안군 등 충남지역 4개 시·군은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4개 시·군은 “수도권에 위치한 화력발전소의 배출기준과 지방 화력발전소의 배출기준에 차이가 있다”고 성토한 뒤 “충남에 입지한 화력발전소의 배출허용 기준을 수도권 화력발전소와 동일하게 강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화력발전소의 초과배출부과금 부과대상에 질소산화물을 추가하고 석탄 화력발전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충남도의 경우 7150억원)의 정부 부담도 요청했다.
특히 화력발전소에 대한 사전·사후 환경영향평가를 강화하고, 환경영향평가 시 해당 자치단체의 의견반영을 의무화 해줄 것과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화력발전소 건설과 송전선로의 증설 철회도 공식 건의했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수도권 시민도 충남지역 시민도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고, 동등하게 기본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며 “석탄 화력발전소로 더 이상 고통 받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방안 마련이 시급하며, 송전선로로 인한 피해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 놓인 만큼 보다 많은 국민들이 석탄 화력발전소와 송전탑 문제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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