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왈가왈부] 경기회복과 정책공조 사이

  • 등록 2013-03-14 오후 2:01:02

    수정 2013-03-14 오후 2:01:02

[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향후 경기회복과 정책공조 사이에서 고민할 전망이다. 금리결정 또한 이들 사이 무게중심이 어디로 쏠리냐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겠다.

한은은 앞서 열린 3월 금통위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인 2.75%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 인하이후 5개월째 동결인 셈이다.

한은이 내놓은 통화정책방향과 김중수 한은 총재 기자회견을 종합해보면 현재 대내외 경제 상황은 다소 호전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지난해 두 번에 걸친 금리인하의 명분이었던 GDP갭 마이너스 상황에 대한 인식이 다소 호전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달 통방문구에서 보면 ‘상당기간 마이너스의 GDP갭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까지는 ‘마이너스의 GDP갭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었다. 김 총재는 이와 관련 “‘상당기간’이라는 기간의 이연을 우려해 이달 관련 문구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즉, 당초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마이너스 GDP갭 기간이 2015년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못을 밖은 셈이다.

김 총재는 아울러 “지난 1월 경제전망에 대한 의견을 여전히 유지한다”고도 밝혔다.

반면 김 총재는 여전히 대내외 정책조합(폴리시믹스)을 강조했다. 특히 “GDP갭 마이너스를 균형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물가안정 전제하에 주어진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중앙은행 수단을 다 하는 것”이라고 밝혀 신정부와 현오석 기획재정부 부총리가 추진할 추가 경기부양에 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신정부의 경기부양이 어떤 방향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한은 역시 금리인하로 화답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다만 현재까지 상황을 놓고 보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판단이다. 김 총재가 금리인하를 포함한 모든 수단이 가능하다 말했지만 무차별적인 금리정책보다는 정부 부양책에 맞는 선별적 완화정책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총재 스스로 여전히 현 금리수준이 완화적이라고 언급하고 있다는 점 역시 추가 인하에 대한 부담감 또한 클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달 동결 역시 지난 1월부터 이어진 6대 1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채권브리핑, 인하 요인이 없다..일부 조정 불가피, 2013년 3월14일자 기사 참조). 아울러 금통위 결정이 정치변수화 될수록 인하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 채권왈가왈부 정치논리로 변색돼 가는 금리정책, 2013년 2월14일자 기사 참조)

▲ 동결불구, 인하 기대감은 여전..베어플랫 될 듯

채권시장은 금리동결에도 여전히 추가 인하 기대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기대는 4월 금통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급상황도 여전히 우호적이라는 점 역시 웬만해선 채권시장이 밀리지 않을 요인이라 생각한다.

다만 3월 국채선물 만기가 다음주라는 점에서 롤오버에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외국인이 3년 선물시장에서 지난 11일부터 오늘 현재까지 4거래일째 순매도로 대응하고 있어 다소간의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국고3년물 금리가 여전히 2.62%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기준금리와의 역전폭이 크다는 점 역시 부담이기 때문이다.

미국채 금리가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한미간 디커플링이 심화된 상황 또한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어서다.

다음주 국고10년 신규물 입찰이 마무리되면 커브는 베어플래트닝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국고3년물 금리가 2.70% 전후까지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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