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지점은 높은 환전 수수료 수익과 `한국의 관문`이라는 홍보효과 때문에 은행들이 입점경쟁이 치열한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해외여행객 감소와 공항환전 기피로 인해 적자점포로 위상이 추락했다.
올 상반기 중 인천공항지점을 철수키로 한 우리은행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우리은행 인천공항지점은 작년 84억원의 적자를 냈고, 올해도 1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됐다.
공항지점의 위상이 이 처럼 급변한 배경에는 주수입원인 환전수입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A은행 공항지점 관계자는 "시중은행이나 인터넷 환전이 공항 환전보다 30~50% 싸다는 것은 노인들까지 다 안다"며 "공항지점의 환전수입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자체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담당자는 "동남아 지역에서 원화가 통용되고 해외여행객들이 주로 신용카드를 쓰는 추세여서 환전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고 전했다.
수익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높은 비용구조는 그대로다.
폐쇄를 결정한 우리은행의 입점 보증료는 800억원, 연간 임대료는 82억원. 최고 명당자리인 1권역을 사용하는 외환은행의 경우 보증금이 1300억원, 연간 임대료가 16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점 조건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제공하는 저리 여신도 은행 입장에서는 역마진 요인이다. 공항지점을 보유한 국민, 우리, 신한, 외환은행은 각각 8000억원 규모의 여신을 4년에 걸쳐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제공해야 한다. 여신금리는 대체로 국고채(3년 만기 기준) 금리보다도 낮다.
C은행 공항지점 관계자는 "명당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모두 우리은행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은행 입장에서 공항지점에서 쉽게 손을 떼기는 어렵다. 세계로 향하는 관문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인천공항지점을 폐쇄하거나 통폐합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새롭게 인천공항지점에 입점하게 될 하나은행도 단기적으로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중장기적인 효과를 중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