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춘동기자] 우리나라의 공식 유가전망기구인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가 한 달도 안돼 유가전망을 배럴당 5달러이상 상향했다.
전문가협의회는 16일 한국석유공사에서 제8차 회의를 열고 "최근 공급 불안심리가 지속될 경우 당분간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35~4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협의회는 지난달 22일 제7차 회의에서 하반기 유가를 30~35달러 수준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전문가협의회는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잉여 생산능력이 제약돼 있는 상황에서 이라크,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일부 산유국으로부터의 공급 불안심리가 대두되면서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불안 심리가 해소될 경우 배럴당 30~35달러 정도의 안정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겠지만 30달러 이하로의 복귀 가능성은 작다"며 "다만 OPEC의 지속적인 증산으로 실제 세계석유수급 상황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는 등 석유공급이 부족하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석유공사는 이날 회의 발표자료를 통해 "중동이나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에서 공급불안이 지속되고, 혹한 등 동절기 수요가 급증할 경우 단기적으로 배럴당 37~42달러 수준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공급불안이 지속되면서 산유국에서 실질적인 공급차질이 발생할 경우 45~50달러까지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자권 석유공사 해외조사팀장은 "최근 유가상승은 OPEC의 생산능력 한계와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의 정정불안에 따른 공급차질 가능성에다 투기자금이 가세하면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라크 문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제하더라도 러시아 유코스나 베네수엘라 사태가 당장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OPEC의 생산능력 역시 단기간에 늘어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덕규 한국외국어대 교수도 "미국 대선을 겨냥한 테러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등 이라크 사태가 당장 끝날 기미가 없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현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석유수급 시장에서 구조적인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정치·경제적인 상황이 향후 중장기적인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오일쇼크 상태로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1, 2차 오일쇼크가 급성이었다면 이번에는 상당히 오랜기간 지속되는 만성 오일쇼크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문배 에너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유가가 일시적으로 40달러를 넘을 수 있지만 3차 오일쇼크의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염명천 산자부 석유산업과장은 "현재의 고유가 상황이 장기간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에너지절약, 신재생에너지 개발, 석유자원개발 등 중장기 대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고 있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3일 배럴당 38.91달러를 기록해 지난 2차 석유위기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평균 26.79달러에 비해 45%, 연초 28.13달러에 비해서도 38%나 상승한 수준이다.
이날 회의에는 산업자원부과 석유공사,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은행, 한국경제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등의 석유시장전문가 외에 안보전문가와 중동전문가도 처음으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