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19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진행된 ‘AI 라이브 토크쇼’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과 대담하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하드웨어는 비슷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엔비디아처럼) 이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를 단시간에 만들 방법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하며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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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엔비디아, 2~3년 내 적수 없다”
최 회장은 다만 엔비디아의 경쟁자들이 나올 가능성은 열어 놨다. 그는 “지금은 AI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느냐는 모델이 명확하지 않고, ‘AI로 자연스럽게 돈 벌 수 있겠지’ 하는 가정이 깔려 있다”며 “돈을 쏟아부어서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들었는데 돈을 벌 만큼 성장을 이뤘느냐고 하면, 기업들이 지불하든 개인이 지불하든 그런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될 경우 엔비디아의 세상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생태계가 필요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 엔비디아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누가 엔비디아를 깰 수 있느냐를 지금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빅테크들처럼) 엔비디아의 칩을 쓰는 회사들이 있는데 그들도 칩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고, 칩 제조사인 AMD와 ARM도 (AI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또 최근 미국 출장에서 빅테크 수장들과 잇따라 만난 일을 언급하면서 “이들 하나하나가 다 나름대로 전략을 갖고 있어서 그 전략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빅테크와 같이 LLM을 같은 레벨에서 만들기보다 반도체 등 우리가 가진 다른 솔루션들을 팔기 위해 그들 각각의 요구가 무엇인지 아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반도체 단품 팔기보다 에너지 솔루션 등까지 더할 수 있다”며 “최근 기술 기업들의 관심은 AI 데이터센터인데, 어떻게 효과적인 AI 데이터센터를 만들 수 있느냐가 (우리의) 숙제”라고 했다.
최수연 “韓, AI 리더십 역할 할 수 있다”
함께 대담에 나선 최수연 대표는 한국이 AI 리더십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다고 강조해 주목 받았다. 최 대표는 “최근 자체 AI 모델 구축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비영어권 지역에서 한국이 AI기술 리더십 이니셔티브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자국 언어를 중심으로 초거대 생성형 AI모델을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맨 처음 단계부처)’로 개발해 서비스 전반 적용까지 나아간 사례는 중국을 제외하면 아시아에선 한국이 실질적으로 유일하다”고 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칩 기반의 기술력 등 글로벌에서 몇 안 되는 AI 생태계 요건을 갖춘 한국의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기업간 협력을 강화해 아시아 지역의 AI 리더십 확보를 위한 이니셔티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