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타고난 머슴입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 성실성에 윗사람을 섬기는 스타일이지요. 때론 문재인정부의 ‘욕받이’ 역할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 다음으로 총리가 된다는 말도 나오던데요.”
문재인정부 경제팀 개편이 임박했다. 세종관가는 장관 개각설로 술렁이고 있다. ‘복도통신’도 뜨겁다. 누가 언제 어디로 임명될 것이란 소문이 청사 복도를 따라 실시간으로 전파되고 있다. 개각에 따라 1급 고위직도 줄줄이 바뀔 전망이다. 이러다 보니 귀를 쫑긋 세울 수밖에 없다. 만나는 공무원마다 “들리는 얘기 없느냐, 진짜로 그분이 오시냐?”라고 물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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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관심사는 경제정책 ‘컨트롤타워’인 경제부총리 자리다. 홍남기(62·행시29회)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018년 12월 임명됐다. 올해 4월이면 역대 기재부 장관 중 ‘최장수 장관’이 된다. 그동안 홍 부총리 후임으로 수많은 인사들이 거론됐다. 대부분 기재부 등을 거친 경제관료들이다.
이런 쟁쟁한 후보군들을 누르고 최근에는 김상조(60) 청와대 정책실장이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김 실장이 정권 임기 말에 믿고 맡길 수 있는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근 사표가 반려되면서 4월 전후로 인사가 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4차 긴급재난지원금 등 추가경정예산(추경) 이슈가 정리된 뒤 ‘경제 컨트롤타워’ 중책을 맡게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김 실장 임명설에 대한 관가 반응은 엇갈린다. 경제부처 한 고위관계자는 “김 실장은 경제 전문가로서 맥을 잘 짚는다”며 “작년에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놓고 이해찬 대표와 홍 부총리가 충돌하는 등 당정 간 시각차가 있을 때 물밑에서 조율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귀띔했다. 반면 다른 정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이 홍 부총리 재신임했는데 몇 달 만에 부총리를 바꾸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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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장관 후보로는 김현권(58) 전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전 의원은 경북 의성에서 한우를 키우는 농민 출신으로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민주당 험지인 경북 구미을에 출마했다가 낙마했다. 이 때문에 관가에선 장관직 ‘보은 인사’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재욱 전 농식품부 차관, 김경규 전 농촌진흥청장, 김병원 전 농협회장, 이병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문체부·해수부 장관 후보로는 여성 장관이 임명될지가 관심사다. 현재 장관 18명 중 중 여성은 5명(27.8%)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여성 장관 비율 30% 기준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이어 박영선 중기부 장관까지 교체되면 여성 장관 비율은 뚝 떨어진다. 문체부 장관 여성 후보에는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 해수부 장관 여성 후보에는 이연승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 등이 거론된다.
한 부처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권 말에 주로 정통관료 출신을 기용했는데, 문 대통령의 최근 인사 스타일은 정반대다. 오히려 여당 의원들을 주로 임명하는 의원내각제 같다”며 “과거 참여정부 시절에 관료들에게 뒤통수 맞았다는 경험 때문인지, 이번에는 관료보다는 정치인 출신이 대거 발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