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화오션이 2~6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 활주로에서 열리는 지상무기 중심의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KADEX)에 함정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가한다. 한화오션은 행사장을 찾는 해외 고객들에게 ‘함정 MRO 명가’의 면모를 과시할 예정이다. MRO는 유지(Maintenance), 보수(Repair), 완전 분해·점검(Overhaul)을 의미한다. 방산기업이 개발·생산한 무기체계를 군이 운용하면서 적합한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비·수리 및 개조하는 활동을 말한다.
최근 미국이 해군 함정 사업을 위해 ‘조선 강국’ 한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면서 한화오션 등이 한미 해양 방산 협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6월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북미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8월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의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한화오션이 미국의 핵심 해양 안보 파트너로 부상한 배경은 첨단 건조 인프라와 연구개발(R&D) 역량 때문이다. 미국 해군은 한화오션과 협력하기에 앞서 여러 차례 방문해 역량을 점검했다. 지난 2월에는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도 한국을 방문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등을 직접 둘러봤다. 그는 지난 4월 해군연맹의 해양항공우주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나의 팀과 내가 한국에 갔을 때, 우리는 선박 건조 공정의 디지털화 수준과 실시간 모니터링에 어안이 벙벙했다”며 “한국 조선업체의 최고경영진은 선박이 언제 인도될지 날짜까지 알려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한화오션이 MRO 사업을 수주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쉬라함이 지난 9월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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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화오션은 첨단 디지털 기술을 선박 생산에 접목한 디지털 생산센터를 공개했다. 디지털 생산센터는 공항의 관제탑과 같은 개념으로, 드론과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을 활용해 생산 공정 정보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생산관리센터’, 바다 위에서 시운전 중인 선박 상태를 육지에서 확인하는 ‘스마트 시운전센터’ 등 2개의 센터로 구성돼 있다.
한화오션의 첨단 인프라에 대한 평가는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함의 정규 창정비 사업 수주로 이어졌다. 창정비 과정에서 한화오션은 전문 장비인 진수 바지선을 활용한 육상 정비 작업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진수 바지선은 해상의 함정을 물 위로 띄워 선체 하부를 포함한 면밀한 MRO 작업을 가능케 한다. 현재 월리 쉬라함은 창정비를 받기 위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해 있다.
한편, 한화오션은 이번 전시회에서 해군의 최신 잠수함인 장보고-III와 함께 무인전력지휘통제함(Ghost Commander)을 선보인다. 장보고-III에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리튬이온배터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추진 체계가 탑재돼 3주 이상의 잠항이 가능하다. 무인전력지휘통제함은 우리 해군이 지향하는 ‘스마트 네이비’ 구현을 위해 설계한 것이다. 무인 항공기, 무인 수상함, 무인 잠수함 등을 탑재해 다각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함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