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갑을 떠나 서울에 출마하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당의 혁신과 변화를 위해 언제든지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 당의 공천 결과를 보며 우리 당에서 저와 장제원 의원만 바보가 됐다는 이야기가 돈다”면서도 “저는 가치 없는 바보가 아닌 가치 있는 바보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출마 지역 관련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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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하 의원은 3선을 지낸 부산 지역구를 포기하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이른바 ‘험지’인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당 공천관리위 결정에 따라 중·성동을에 공천 신청한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혜훈 전 의원과 함께 경선을 벌일 예정이다.
하태경 의원은 “경남의 험지로 간 분들은 모두 단수 공천 받았는데, 영남 중진들 중 유일하게 수도권 험지로 온 저만 경선을 한다고 비교한다”며 “그럼에도 저는 바보 같은 저의 행보가 당의 변화에 큰 기폭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하 의원이 기득권을 내려놨기 때문에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중진 의원의 희생이 이어졌다고도 주장했다.
하 의원은 “저의 바보 같은 행보가 우리 당의 리더십 교체로까지 이어졌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당의 근본적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저의 바보 같은 선택이 없었다면 우리 당은 아직도 현실에 안주하며 변화를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로 남아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봤다.
그는 이어 “저는 지금 부산 4선 도전자가 아닌 서울의 초선 도전자”라며 “어떤 특혜도 바라지 않는다. 경선과 본선 모두 성공적으로 통과해 수도권 필승의 견인차가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