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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베이징에서 영업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계 상업은행들이 올해 중국 금융 부문의 가장 큰 리스크로 부동산 시장 침체를 지목했다. 올해 중국 경기 부양책에 따른 국영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들 역시 중국 내 한국 기업과 중국 국영기업에 대해선 완화적인 대출 태도를 나타낼 전망이다.
한국은행 북경사무소는 이 같은 내용의 ‘북경 주재 한국계 상업은행의 여신·자금 운용 관련 서베이 실시 결과’ 보고서를 냈다고 23일 밝혔다.
북경사무소는 베이징에 주재한 한국계 상업은행 7개(우리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국민은행·기업은행·농협은행·산업은행) 대상으로 중국 금융시장 이슈와 리스크 요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분기마다 설문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중 한국기업과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 지수는 4를 기록했다. 대출 태도 지수란 100에 가까울수록 대출 심사 등을 완화한다는 응답이 많은 것이고 마이너스(-) 100이 될수록 강화된다는 의미다.
한국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 지수는 전분기(-4)대비 크게 완화됐다. 한국 모기업의 지급보증 확대와 거래기업의 연초 자금 수요 증가 등을 감안한 조치다.
한국 기업의 대출 수요 지수는 1로 전분기(8)보다 크게 낮아졌다. 북경사무소는 “불확실성에 대비한 저금리 여유자금 확보와 대환 수요 증대로 대출 수요가 증가한단 전망과 중국 시장 매출 부진 등으로 투자가 축소돼 대출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는 입장이 병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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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영기업 대출 수요 지수는 8로 전분기(2)보다 확대됐다. 중국 민영기업도 전분기와 같은 5를 유지했다. 경기 부양책에 따른 자금 수요 확대와 저금리 시기 여유자금 확보 노력으로 대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대출 태도 지수는 0으로 전분기(0)와 같았다.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둔화를 감안해 중리적인 수준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주담대 대출 수요 지수(-3)는 전분기보다 1포인트 더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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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중국 금융 경제의 주요 리스크는 부동산 시장의 회복 지연과 부동산회사발 금융리스크 확산 가능성, 미·중 갈등, 지방정부 부채 순으로 꼽았다.
한국계 상업은행이 예상하는 1분기 한국 기업의 신용 리스크 지수는 14로 전분기(12)보다 확대됐다. 중국 내 시장 경쟁력이 지속 약화하고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탓이다.
중국 국영기업은 부동산 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지방정부 부채 등으로 신용 리스크가 높아질 것으로 봤다. 신용 리스크 지수는 전분기 6에서 1분기 14로 대폭 상승했다. 중국 민영기업도 부동산 부문 우려와 수출 감소 등에 따른 우려로 신용 리스크 지수가 같은기간 2에서 5로 확대됐다.
북경사무소는 “올해 한국계 상업은행의 여신부문 영업 방향은 대체로 중국 우량 국영기업을 선별해 신규 여신을 확대하고 수신 부문은 기존 고객 마케팅 강화, 신규 상품 출시 등을 통해 수신자금을 적극 유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