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초대 주미전권공사 박정양 부인의 묘지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1887년 초대 주미전권공사로 임명돼 미국에 파견됐던 박정양(1841~1905) 공사의 부인 양주 조씨(1841~1892)의 묘지(墓誌, 고인의 생애와 성품, 가족관계 등의 행적을 적어 무덤에 함께 묻은 돌이나 도판)가 미국에서 돌아와 고국의 후손 품에 안겼다고 31일 밝혔다.
| 김정희(왼쪽부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 마크 피터슨 교수(기증자), 박찬수 교수(박정양 증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문화재청). |
|
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10월 30일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실에서 마크 A. 피터슨 미국 브리검 영 대학교 명예교수로부터 기증받은 ‘백자청화정부인양주조씨묘지’를 박찬수 반남박씨 죽천공파 종중 회장(박정양 증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에게 전달했다.
피터슨 교수가 기증한 묘지는 1892년 제작된 전형적인 조선 말기 청화백자 묘지다. 박정양의 첫 번째 부인이었던 양주 조씨의 생애를 도판 1장에 122자로 기록했다. 양주 조씨는 박정양과 1남 2녀를 두었으며, 1892년 사망과 함께 경기도 수원에 묻혔다. 이후 1921년에 박정양의 묘소(경기도 포천 소재)에 합장됐다. 묘지의 상태로 미루어 볼 때 합장 이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유실됐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 기증은 하버드 대학에서 한국사를 전공한 피터슨 교수가 묘지를 우연히 구입해 보관해오다가 2022년 7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Frog Outside the Well(우물 밖의 개구리)’에서 묘지를 처음 소개하던 중에 후손에게 돌려줄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때마침 이 채널을 시청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미국사무소 직원이 피터슨 교수와 한국에 있는 박정양 후손 측에 연락을 하면서 기증이 이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