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반독점법이 아이폰의 보안을 취약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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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쿡 CEO는 이날 국제개인정보보호전문가협회(IAPP)의 ‘글로벌 프라이버시 정상회의’에 참여해 “의회가 제안한 반독점법이 아이폰을 덜 안전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곳 워싱턴과 다른 곳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앱스토어를 우회한 앱이 아이폰에 들어가도록 애플에 강제할 조치를 하고 있다”며 “이는 데이터에 굶주린 기업들이 우리의 사생활 보호 규칙을 우회하고 이용자의 뜻에 반해 그들을 다시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작년부터 사용자 동의 없는 개인정보 추적 금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 의회가 추진 중인 반독점법에는 애플의 자사 앱 플랫폼인 ‘앱스토어’를 통한 다운로드 방식 말고도 외부를 통해 앱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애플은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이유로 지금까지는 꼭 앱스토어에 올라온 앱만 아이폰에 받을 수 있게 제한하고 있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판매하는 업자들에 최대 30%의 수수료를 받는다.
앱 개발자들은 이같은 애플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애플이 사생활 보호 정책을 이유로 부당하게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애플은 그동안에도 반독점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지난 1월 티모시 파우들리 애플 공무업무 담당자는 의회에 서한을 보내 반독점법에 우려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는 “아이폰 사용자들에 사이드로딩(USB 등으로 휴대 전화에 앱을 내려받는 방식)을 허용하는 것은 소비자에 큰 손실”이라며 “수백만의 미국인들이 악성 프로그램 공격에 노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