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넘어 ‘과학’ 기업으로…LG화학, 새 비전 선포

취임 2년차 신학철 부회장 혁신 가속화
사업구조·외부환경 변화 걸맞은 새 비전
사업분야별 변화 추진·인사제도도 개편
  • 등록 2020-05-07 오전 10:30:00

    수정 2020-05-07 오후 9:53:44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LG화학이 화학을 뛰어넘어 과학을 기반으로 정체성을 다시 정립하는 새 비전을 선포하고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다. 취임 2년차에 접어든 신학철 LG화학 대표(부회장)가 또 한번의 혁신에 나선 셈이다.

2년차 접어든 ‘신학철호’ 새 비전으로 혁신 가속화

LG화학(051910)은 7일 신학철 부회장을 비롯한 각 사업본부 대표 임직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라이브 비전 선포식을 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을 인류의 삶에 연결합니다(We connect science to life for a better future)’는 비전을 발표했다.

새로운 비전엔 △모든 분야의 지식체계는 물론 지금까지 LG화학이 축적한 지식과 기술, 솔루션이라는 ‘과학’을 바탕으로(Science) △새로운 분야의 지식들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세상에 없던 혁신을 만들고(Connect) △고객과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해나간다는(Life for a better future) 의미가 담겼다.

LG화학이 새 비전을 발표한 것은 2006년 ‘차별화된 소재와 솔루션으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세계적 기업’ 이후 14년 만이다. 이는 지난해 1월 취임한 신학철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종전 석유화학 중심이었던 LG화학 사업구조는 석유화학부터 전지,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으로 뻗어나갔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등 경영환경도 급격하게 바뀌었다. 이에 걸맞은 방향성을 담아 새 비전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연초부터 LG화학은 새 비전 수립 작업에 착수했다.

신 부회장은 3M 한국지사 평사원에서 국외사업 총괄 수석부회장까지 오른 전문경영인으로 구광모 LG 대표(회장)이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이다. 당시 신 부회장은 신성장 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외부에서 처음으로 대표를 들일 만큼 보수적이었던 조직문화를 바꿔줄 임무를 받았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메신저 기반 업무 솔루션인 ‘팀즈(Teams)’를 도입하는 등 일하는 방식을 바꾼 것 역시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이날 선포식에서 신학철 부회장은 “지금까지 우리를 둘러싼·축적한 과학으로 깨지지 않는 화장품 뚜껑부터 세상에 없던 최고의 배터리를 만들기까지 꿈을 현실로 만들어 왔다”며 “이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사업모델을 진화시키고 전혀 다른 분야와 융합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 넘는 가치를 만들어갈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새로운 비전 선포는 LG화학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7일 디지털 라이브 비전 선포식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화학)
비전 반영해 인사제도·조직문화도 바뀐다

아울러 이날 LG화학은 새 슬로건 ‘We connect science’도 함께 발표했다. 이는 과학이 인류의 삶과 연결되어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한다는 의미로 ‘Connect’의 알파벳 ‘C’와 ‘O’를 연결해 무한대 기호(∞)를 형상화했다.

비전 달성을 위한 핵심가치로는 △고객가치중심(CustomerFocus) △민첩성(Agility) △협력(Collaboration) △열정(Passion)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선정했다.

LG화학은 이번 비전 선포를 계기로 △석유화학부문은 바이오 기반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하고 △전지부문은 고성능 배터리를 비롯한 e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하고 △생명과학부문은 AI를 활용한 신약 타깃 발굴과 알고리즘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등 사업분야별로 변화를 추진한다.

이뿐 아니라 ‘과학과의 연결’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서로 다른 분야와 적극 융합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도 혁신한다. 비전과 핵심가치와 연계해 리더십 육성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채용과 평가 등 인사제도에 관련 내용을 반영키로 했다.

신 부회장은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비전을 구현하려면 리더와 구성원의 노력은 물론 전방위적 제도와 시스템 개선 등이 함께 따라야 한다”며 “새로운 비전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뿐 아니라 생산, 구매, 영업 등 다양한 직군별로 프로덕션 사이언티스트(Production Scientist)와 같이 구성원 모두 ‘과학과의 연결’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새로운 슬로건. (사진=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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