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물질도 쉽게 찾아...소금으로 나노 재료 분석한다

'소금 결정' 이용해 탄소나노튜브 쉽게 관찰
  • 등록 2020-02-13 오전 10:18:00

    수정 2020-02-13 오전 10:18: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소금을 이용해 나노 재료를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다양한 분자가 빛에 반응해 만드는 신호를 수백 배까지 증폭할 수 있어 나노 재료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이창영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팀이 ‘소금 결정’을 이용해 탄소나노튜브를 상온·상압에서 쉽게 관찰할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온이동을 이용한 탄소나노튜브 대면적 소금 결정 형성 기술.<자료=울산과학기술원>
탄소나노튜브는 탄소원자가 육각형으로 결합해 원통 모양으로 연결된 형태로 독특한 기계·전기적 성질을 갖춘 소재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일반 광학현미경으로는 관찰하기 어려웠다. 전자빔을 이용한 전자현미경이나 원자 사이의 힘을 이용한 원자힘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지만 사용 방법이 까다롭고, 관찰 면적이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금에 주목했다. 탄소나노튜브에 소금물을 떨어뜨린 후 전기장을 가하면, 소금 이온이 탄소나노튜브 외부 표면을 따라 이동하면서 소금 결정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광학현미경만으로도 넓은 면적에 분포된 탄소나노튜브를 관찰할 수 있다. 소금 결정은 물에 잘 녹아 탄소나노튜브를 손상시키지 않고, 씻어내기 전에는 안정적이라 반영구적으로 탄소나노튜브를 시각화할 수도 있다.

탄소나노튜브 위에 형성된 소금결정은 탄소나노튜브의 광학신호를 수백 배까지 증폭시켰다. 물질이 빛을 받으면 내부 분자가 빛 에너지와 상호작용해 광학 신호를 방출한다. 이 신호를 증폭해 분석하면 물질 특성을 알 수 있다.

연구팀은 또 소금을 이용해 아주 작은 양의 포도당과 요소 같은 분자를 탄소나노튜브 외부표면으로 이동시키고, 이를 탐지했다. 탄소나노튜브 외부 표면에 형성된 소금이 백경 분의 1몰이 포함된 분자도 찾아낼 정도로 광학 신호를 증폭했다. .

이창영 교수는 “일반적 온도와 압력에서 나노 재료를 손상하지 않으면서 실시간으로 물성을 측정 가능하다는 게 이 기술의 핵심”이라며 “나노 재료와 나노 현상 연구에 널리 응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는 나노 분야 국제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지난 12일자로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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