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에 발목 잡힌 일본 조선업체들을 제치고,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분야에 있어서도 국내 조선업체들이 경쟁 우위를 굳건히 가져갈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24일 15년만에 최고치인 83엔대까지 치솟는 등 유례없는 고공행진을 펼쳐왔다. 26일 엔화의 상승세는 잠시 수그러들었지만 엔화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 엔고는 기회..日 경쟁력 떨어지고, 해운사 수주도 기대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성동조선해양 등 중견 조선업체들은 모처럼 찾아온 엔고를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벌크선과 중형 유조선,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일본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엔화값의 고공행진은 수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
일각에선 오랜 기간 관계가 끊겼던 일본 해운회사들로부터의 수주도 기대해봄직 하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일본 해운회사들의 경우 애국주의가 강해 한국보다 선가가 비싸다 해도 일본 조선업체들한테 발주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며 "하지만 엔고가 지속돼 지금보다 한-일 조선업체간 원가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되면 한국과 중국 등에 대한 발주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해운시황 본격 회복 아니다..엔고 수혜 아직은 일러`
아직 '엔고 수혜'를 논하기는 이르다는 분위기도 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아직 해운시황이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하지 않아 발주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엔고에 따른 수혜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삼성중공업(010140)이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에버그린 사로부터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 '엔고에 따른 일본 조선업체들의 원가 경쟁력 저하'를 꼽으며, 엔고의 영향권 안에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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