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우크라이나가 크로아티아 항만을 통한 곡물 수출을 추진한다.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 이후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로가 막혔던 우크라이나에 활로가 될 전망이다.
| 4월 26일 우크라이나 남서부 오데사주 이즈마일에서 한 주민이 보트에 국기를 달고 있다.(사진=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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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와 크로아티아가 곡물 수출을 위해 다뉴브강과 아드리아해에 있는 크로아티아 항만을 사용할 가능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쿨레바 외무장관은 고르단 그릴리치 라드만 크로아티아 외무장관과 화상 회담한 뒤 “이제 우크라이나는 크로아티아 항만으로 가는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마련하고 이 기회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곡물 수출 차단을 해제하는 것은 세계 식량 안보에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기여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인 크로아티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약 370㎞ 떨어져 있다. 양국은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지만, 루마니아 접경 지역에 있는 다뉴브강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유럽 내륙으로 운송된 곡물을 아드리아해를 거쳐 지중해로 운송하겠다는 구상이다. 흑해 항만 이용이 막힌 우크라이나는 현재 유럽연합(EU)를 경유하는 육상 수출 경로와 다뉴브강을 거치는 대체 경로에 곡물 수출을 의존하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튀르키예와 국제연합(UN)의 중재로 러시아와 전쟁 중에도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난달 17일 자국과 관련한 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협정 파기를 선언, 흑해 해역에 대한 안전보장을 철회했다.
이후 러시아는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남부 항만 일대에 연일 공습을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흑해 항만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 대체 경로로 사용하는 다뉴브강 항만까지 공습 대상으로 삼는 등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봉쇄하고 있다.
아울러 쿨레바 외무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조만간 이행될 구체적 합의가 있다고만 말하겠다”고 했다.
|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7월 17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우크라이나 상황 회의에 도착하기 전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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