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삼성가' 추모 속 'CJ그룹 산파' 고 손복남 고문 영면

지난 5일 향년 89세 나이로 별세…8일 영결식·발인
이재현·미경 등 직계 가족과 삼성·신세계·한솔家 마지막 길 배웅
  • 등록 2022-11-08 오전 10:48:17

    수정 2022-11-08 오전 10:54:35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현재의 CJ그룹이 만들어지기까지 ‘산파’ 역할을 해왔던 고(故) 손복남 CJ그룹 고문이 8일 영면했다.

손 고문은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으로, 슬하에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 삼남매를 두었다. 지난 5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8일 오전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엄수된 고(故) 손복남 고문의 발인식에서 고인의 위패와 영정이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날 영결식은 오전 7시 30분부터 8시 10분까지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가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차분하게 진행됐다. 삼성가(家)에서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자리를 지켰다. 손 고문에게 홍 전 관장은 동서,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조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조동혁 한솔그룹 명예회장,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도 참석했다. 이들에게 손 고문은 외숙모다.

영결식이 끝난 후 고인을 모신 운구행렬은 추모공원을 들른 뒤 장지를 위해 경기도 여주 선영으로 향했다. 위패는 손 고문의 손주인 이호준씨가, 영정사진은 손주사위인 정종환 CJ그룹 부사장이 모셨다.

CJ그룹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엄수된 고(故) 손복남 고문의 발인식에서 고인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스1)


재계에서는 현재의 CJ그룹이 자리매김을 하는 데 고 손 고문의 역할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손 고문은 1993년 시작한 삼성과 CJ의 계열 분리 작업 과정에서, 당시 보유하고 있던 안국화재 지분을 제일제당 지분과 맞바꾸며 현재 CJ그룹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1996년부터 1997년까지 손 고문은 본인이 보유한 지분을 이재현 회장에게 전부 증여하면서 현재 CJ그룹의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지난 1995년 CJ그룹이 문화사업에 진출하는 계기인 미국 드림웍스 지분투자 당시 손 고문은 창업자 중 한 명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집에 초청해 직접 식사를 대접하며 성공적 협력관계가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이끌었다. 2010년대 초반 글로벌 한식 브랜드 이름을 ‘비비고’로 정할 때도 “외국인들도 부르기 좋고 쉽게 각인되는 이름”이라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재현 회장은 “CJ그룹 탄생의 숨은 주역”이라며 “내가 그룹의 경영자로 자리잡는데 든든한 후원자셨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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