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 빠진 은행장들

하나·우리은행장, MZ세대와 격의 없는 가상 소통
KB·신한·농협은행도 메타버스 열공중
  • 등록 2021-07-13 오전 11:02:32

    수정 2021-11-23 오후 6:23:57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디지털 전략을 추진중인 시중은행들의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장들이 직접 20~30대 젊은 행원들과 함께 메타버스에서 소통하는 등 실제 활용 단계까지 이르렀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3차원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을 말한다. 가상세계에서 ‘또 다른 나’가 활동하는 가상의 공간인 셈이다.

하나은행이 지난 12일 오후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하여 가상세계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하고 메타버스 연수원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개최했다.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 참여한 박성호 하나은행장(사진 왼쪽에서 6번째, 캐릭터 라울(Raul))이 신입행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지난 12일 오후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해 가상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했다. 이곳에서 박 행장은 ‘라울(Raul)’이라는 영어 이름을 사용해 신입사원들과 직접 소통했다.

하나은행은 인천 청라에 오픈한 하나금융 연수원 하나글로벌캠퍼스의 구조와 외형을 메타버스 내에 구현했다. 현실 세계의 연수원을 방문한 것과 비슷한 경험을 제공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전광석화’ 라는 닉네임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한 MZ세대 직원들과 직접 셀프 카메라를 찍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13일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20~30대 젊은 행원들과 ‘이해와 공감의 시간’을 가졌다. 올해 우리은행은 경영 목표를 ‘디지털 퍼스트’로 잡은 만큼, 은행장이 앞장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13일) 권 행장은 자신을 ‘전광석화’라는 닉네임으로 부르게 했다. 은행장과 행원이라는 직급에서 벗어나 MZ세대들과 수평적인 소통의 시간을 갖겠다는 취지였다. 권광석 은행장은 “이번 메타버스를 활용한 MZ세대 직원과의 소통 시간은 디지털 트렌드와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시도였고, 우리은행 구성원들이 서로를 한층 더 깊이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메타버스 ‘열공’(열심히 공부) 중이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올해 초부터 ‘KB메타버스 테스트베드’를 추진 중이다. 이 테스트베드에서 KB국민은행은 △워크숍 및 회의 △가상은행(지점) △고객 상담 △디지털 고객 체험관 등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구축하고 테스트한다는 계획이다.

권준학 농협은행장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디지털연구개발(R&D)센터 직원과 메타버스 관련 발표를 듣고 비대면 가상회의 등 디지털 기술 활용방안에 대해 주문하기까지 했다.

지난 9일 ESG아이디어 공모전 발표회와 시상식을 메타버스 내 가상공간에서 연 김태오 DGB금융 회장 (DGB금융 제공)
지방금융사 중에는 DGB금융이 메타버스를 직접 활용하고 있다. 지난 9일 DGB금융은 ESG경영 실천 확대를 위한 공모전 시상식을 메타버스에서 직접 진행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시상식에는 김태오 회장과 정병주 대구사회복지협의회장, 수상의 영예를 안은 사회복지시설 7개팀 및 대학생 6개팀이 참석했다. 대구·경북 사회복지시설 및 관련 기관과 대학생들이 제페토 내 DGB금융지주 전용 맵에 구현된 시상식에 참여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메타버스를 통해 은행장들이 그만큼 디지털화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는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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