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뉴델리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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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세에 몸살을 앓고 있는 인도를 지원하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000만회분을 풀기로 했다. 백신을 움켜쥔 미국을 향해 ‘자국 이기주의’란 비난이 쏟아진 데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2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도와의 공고한 우호 관계에 따라 긴급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라며 “수일 내에 인도에 있는 협력 기구에 긴급 물품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팬데믹 초기에 인도가 미국을 도왔던 것처럼 미국도 인도에 협력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대략 1조달러, 1100조원에 달하는 긴급 물품 지원이다. 첫 지원 물품은 29일 항공편을 통해 인도에 도착할 예정이다.
우선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00만회분을 인도에 공급키로 했다. 미국에선 아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을 승인하지 않은 상태인데 미국이 확보한 6000만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다른 나라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인도의 코로나19 응급환자가 폭증한 만큼 부족한 산소공급 장치 등 관련 의료 장비도 보내주기로 했다. 1100개의 의료용 산소통이 지원된다. 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현지에서 의료용 산소통을 추가로 확보해 각 병원에 배치할 방침이다. 산소를 농축하는 산소발생기 1700개도 확보한다. N95 마스크 1500장, 긴급진단 키트,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2만회분도 인도에 공급한다.
인도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28일 32만명에 달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확진자 수는 미국 다음 두 번째가 많고 사망자 수는 세계 1위 수준이다. 인도에서 보고된 누적 확진자 수는 1799명에 달하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20~30배 더 많은 5억명에 달한다고 CNN이 보도했다. 감염자 30명 중 1명만 검사로 적발되는 등 부족한 인프라로 제대로 된 통계가 나오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사망자 수도 19만8000명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99만명에 달할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미국의 인도 코로나19에 대한 긴급 지원이 중국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미국은 호주·인도·일본과 함께 4개국 비공식 협의체 ‘쿼드’(Quad)를 구성하고 있는데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를 적극적으로 돕는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는 백신 전문가 그룹을 마련, 인도태평양 지역의 영향력 확대와 중국 견제를 위한 백신 지원을 논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