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나의 올 댓 트렌드)`빠`와 `까`의 대결

  • 등록 2010-05-07 오후 3:25:45

    수정 2010-05-07 오후 3:25:45

[이데일리 김서나 칼럼니스트] 스마트폰 열풍이 거세다. 휴대폰 시장은 스마트폰으로 대체되고, 소셜 네트워크는 모바일 세상에서 확대되고 있다. 

패션계 역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앞당긴 건 단연 아이폰이다.

아이폰의 국내 도입을 기다려왔던 얼리 어답터들은 대부분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고, 이에 따라 통신사의 이미지까지 바꿔나가고 있다.

앞으로 스마트폰 제조사, 통신사들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 좋은 제품을 보다 낮은 가격으로 만나는 긍정적인 결과도 소비자들은 얻을 수 있다.

스마트폰의 시대를 만나, 아직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한 대기 수요자들은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고민 중이다.

스마트폰의 세계로 꼭 가야하는지, 간다면 다양한 안드로이드폰들 가운데 어떤 것을 고를지, 아니면 아이폰 4G의 출시까지 기다릴지.

온라인상에서도 많은 의견이 오고가고 있는데, 아이폰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즐기게 된 매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 글이 많다.

그런데 그 중 자신의 주장만을 지나치게 내세우는 모습도 보인다. 얼리 어답터라면 지적(知的)인 오피니언 리더의 모습도 보여주면 좋을 텐데 말이다.

내 관점에서 너무나 환상적인 장점이라도 다른 사람에겐 그리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매니아 입장에선 이해가 안가더라도 수많은 앱을 찾아다닐 만큼 부지런하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것.

하지만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쪽을 따르지 않으면 무시, 일축하는 등 공격적으로 대응한다면 그럴 땐 토론은 불가능해진다.

속된 표현으로 '빠'의 모습과 같아 실망스럽다. 좋아하는 한 쪽을 무조건 찬양하는 '빠'와, 마음에 안 들면 극도로 배척하는 '까'.

'빠'와 '까'의 대결 구도는 아이돌과 연예 프로그램의 팬덤 문화에서 많이 보여져 왔다. 대치 상황에서 이성이 아닌 감정으로 맞서다보니 정당한 의견도 공격이라 간주하고 서로 날을 세우는 것.
 

패션에 있어서도 이런 문화는 도움이 안 된다. 소수의 트렌드세터들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면 수많은 팔로워들이 이를 따르면서 유행은 만들어지고, 그러면 트렌드 세터들은 다시 다수와 다르기 위해 도망간다. 패션도, 사회도 그런 식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일단 이거다 싶으면 무조건 대세를 따르거나, 뭔가 수가 틀리면 등 돌려 버리는 극단적인 모습은 멋지지 않다. 유행 현상도 단순화시켜 버린다.

'빠'와 '까' 둘 다 내가 합류한 그룹의 테두리 안에서 스스로를 지나치게 방어하는 유약한 태도일 뿐. 선택의 시작은 혁신적이었는지 몰라도 결국은 수구적이다.

예외를 인정하고, 공존을 할 줄 아는 여유를 갖자. 논리적인 지적, 비판은 양쪽 모두를 발전하게 한다. 다양한 시각, 다채로운 트렌드를 함께 즐기게 되길.

만일 시장에서의 승자를 가려야 한다면 회사들이 싸워야겠지, 소비자는 그 싸움을 구경하고 좋은 선택을 하면 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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