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도 중시해야"-11월 금통위 일부위원

"경기 하강국면 진입..부동산 상당한 위축 가능성"
  • 등록 2003-03-04 오후 3:09:45

    수정 2003-03-04 오후 3:09:45

[edaily 안근모기자]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금융통화위원회 일각에서 "경기 하강국면 진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성장도 함께 중시하는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해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은 "소비증가세가 추세적으로 둔화되는 가운데, 투자회복세가 미약하고 BSI가 급락하고 있으며, 미국시장에서의 국산 자동차 판매가 부진해지는 조짐"이라면서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인당 국민소득이 아직 1만 달러에도 이르지 못한 단계에 있는 우리 나라가 선진국과 같이 안정에 중점을 두고 거시정책을 운용하기 보다는 성장과 안정을 동시에 중시하는 정책운용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서울지역 아파트의 가격 하락폭은 미미하지만, 거래량은 큰 폭으로 감소,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상당히 위축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승 한은 총재는 다음달 금통위를 마친 뒤 가진 회견에서 "대외여건 불확실성을 감안해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은 성장과 안정을 함께 배려하는 방향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 향후 필요시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다른 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미국경제 더블딥으로 대미수출 둔화 △중국 IT산업 부진시 수출 부정 영향 △집값 안정으로 건설경기 둔화 △중소기업 도산 증가 또는 가계대출 부실화로 투자,소비 위축 등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 이런 위험요인을 2003년 경제전망에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일부 위원은 "소비자물가에 대한 공공요금 인상 기여도가 과거에 비해 크지 않고, 단위 노동비용 상승률이 전년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반영하는 장단기 금리차가 1%p 수준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향후 물가를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다른 위원은 "비용측면에서 적지 않은 물가상승 요인이 예상되고 있다"면서 "선제적인 통화정책의 수립과 2003년 물가안정목표 설정 등에 있어서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은 집행부는 이날 회의에서 "자동차 철강 기계류 등의 수출이 20∼30%대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는데다, 시멘트 철강제품 등의 생산도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IT관련 업종을 포함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경기가 회복되거나 회복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은 콜금리 운용목표를 4.25%로 유지하되, 통화정책 발표문안중 `대외여건`에 대해 언급한 부문을 수정했다. 최종 발표문에서 금통위는 대외여건과 관련, "미국 등 선진국 경제의 회복 지연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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