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노 당선자를 알고싶다"

  • 등록 2002-12-27 오후 4:39:29

    수정 2002-12-27 오후 4:39:29

[edaily 김희석기자] 대통령선거가 끝난지도 1주일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송년회나 끼리끼리 모이는 자리에서는 드라마틱하게 전개됐던 선거과정의 파노라마에 대해 얘기를 나눕니다. 누구를 선택했든간에 선거국면 자체가 흥미진진했고 한국사회의 역동성을 보여줬다는데는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당선자가 앞으로 5년동안 추진할 국정운용의 틀을 짜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심기는 편치 않아 보입니다. 관가의 시각도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새정권 출범을 바라보는 공무원들의 모습을 경제부 김희석 기자가 스케치합니다. 선거기간 동안 국내외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시장에 유리하고 주가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국내 주식시장의 흐름을 본다면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선거 다음날 종합주가지수가 0.03% 올랐을 뿐 23일 -2.55%, 24일 -1.96%, 26일 -0.87%, 27일 -2.23% 등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특히 주말 시장에서는 우리 군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졌다는 루머가 돌아 흉흉한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요소는 복합적이죠. 대체로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 임박, 북한 핵시설 봉인 훼손에 따른 한반도 위기감고조 등 외부 요인이 보다 강하게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는 노 당선자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노 당선자는 개혁이라는 기치로 국민들의 호응을 받았고 이제 본격적으로 개혁을 위한 진용을 착착 갖춰가고 있습니다. 5년간의 국정운용의 틀을 마련할 인수위 구성 멤버들은 대다수가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분들입니다. 경제 관료들은 태연한 척 하면서 내심 우려하는 분위기 입니다. 그들의 우려는 인수위에 기용되는 인사들이 단순히 진보적이라는 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미 5년전 `중경회`로 대표되는 진보세력을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앞서 문민정부로 교체되는 순간도 맛보았죠. 재경부의 한 국장급 간부는 "현 정치권에서 진보적으로 분류되는 사람도 함께 정책을 논의하는데 있어서는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그 사람이 생각하는 것을 내가 70~ 80% 알고 있기 때문에 사안이나 상황별로 서로 얘기하고 설득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하더군요. 다른 간부도 "노 당선자가 성장보다 분배를 중시하겠다고 하는데 조세 정책을 통해 시현할 것인지 재정지출 정책에 비중을 둘지 모르겠다"며 고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가장 큰 불안요인은 "상대방을 모른다"라는 점이었습니다. 재계의 입장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유지하고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각오한 상태고 대응책도 강구하고 있습니다. 당선이후 "재벌은 재벌이고, 대기업은 대기업이다"라고 천명했지만 당사자들은 자신이 재벌 취급을 받을지 대기업 대우를 받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애로라는 겁니다. 증권관련 제도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주식시장의 약세는 내년 경제가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동안 사상최대라고 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주가를 뒷받침했지만 경제주체들이 내년 경제를 어떻게 꾸려갈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안정을 찾을수 있느냐고 반문하더군요. 기획예산처 고위 공무원이 당부하는 대로 `아날로그 마인드`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당선자의 배경이 디지털로 대변되는 젊은 층이지만 국정운영에 있어서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하이닉스에 대한 해결을 인터넷 소액주주 동호회의 의사대로 할수는 없는것 아니냐" 후보시절 TV토론회에서 노 당선자는 "내 지지도가 높았을 때 주식시장이 상승세였다, 적어도 시장은 나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선거후 1주일의 움직임을 보면 시장 친화적이기 위해서는 불투명성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반증하는게 아닐까요. 물론 불투명성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요구됩니다. 개혁 과정에서는 진통도 따르지요. 그렇지만 경제라는 것은 한시도 멈춰서는 안되는 속성이 있습니다.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정지작업이 있어야 하겠지요. 당선자로서 보낸 1주일은 정지작업의 첫걸음이고 개혁의 생리를 파악하는 준비기간으로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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