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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박찬호, 배용준의 비밀을 아십니까. 이들 톱클래스 연예인들이 요즘 금융시장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답니다. 이들이 무슨 특별한 투자를 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돈 문제와 관련이 있기는한데 투자를 한 것은 아니라는군요. 그럼 뭘까요? 경제부 정명수 기자가 이들 연예인과 채권시장의 묘한 관계(?)에 대해 설명해드린답니다.
이영애, 박찬호, 배용준... 뭔가 떠오르시는 것이 없나요? 그럼 고소영, 정우성, 정준호... 혹시 삼각관계? 아님 검찰이 내사중인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위반자? 결정적인 힌트... "부우자 되세요"를 외치는 김정은.
이제 아시겠죠. 맞습니다. 요즘 카드사와 캐피탈 회사 CF에 등장하는 유명한 연예인들입니다. 지난 설에 집에서 가만히 TV를 보고 있자니까. 기가 막히더군요. 무슨 프로그램인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한민국의 카드사들이 줄줄이 TV 광고를 하더라구요.
LG카드, 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캐피탈 등등 한 회사 광고가 나가고 나면 다른 카드사 광고가 나가고 또 다른 카드사 광고가 나가고... 인터넷 버블시대에 닷컴 기업들이 줄줄이 광고하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박찬호는 국민카드 광고를 찍고 8억원인가를 받았다죠. 암튼 카드사들이 돈을 많이 벌기는 버는 모양입니다. 탑클래스 연예인들과 메이저리거를 아무런 부담없이 광고 모델로 쓰는걸 보면...
그럼 여기서 퀴즈하나 더. 변동금리부채권(FRN), 인버스FRN, 듀얼FRN, 국고채 연동 FRN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조금 어렵죠.
최근 채권시장에 유행하고 있는 채권 종류입니다. 채권시장에 있는 분들은 대충 아시는 얘기죠. 그런데 이들 채권을 유행시킨 장본인이 누군 줄 아세요? 바로 카드사들입니다.
지난 연말부터 카드사들은 FRN, FRN을 거꾸로 한 인버스FRN, 금리변동 항목이 두개인 듀얼FRN 등 새로운 채권을 속속 발행했습니다. 발행할 때마다 날게 돋친듯 팔려나갔죠.
그도 그럴 것이 3년짜리 카드채 금리가 대략 6~7%이거든요. 채권투자자 입장에서는 6% 이상인 채권이 별로 없으니까 카드채가 유리하죠. 더구나 금리가 올라갈 때 채권가격 하락을 막아주는 FRN이니까 더욱 관심이 많죠.
카드사들도 밑지지 않는 장사입니다. 생각해보세요 7%정도에 채권을 발행해서 카드대출로 고객들에게 얼마의 금리를 받아가는지. 가만히 앉아서 10%포인트 이상 이익을 챙기는 겁니다.
카드사들은 채권시장이 원하는 FRN과 여러가지 변형된 채권을 아주 적절하게 발행했습니다. 남는 장사니까요. 우리나라 카드사들만큼 유연하게 채권시장을 활용,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주 뛰어난 시장 감각을 가지고 있는 거죠. 카드사들은 요즘처럼 호황을 구가한 적이 없을 겁니다. 가만히 있어도 정부의 신용카드 정책 덕에 회원수가 늘어났고 장사도 잘되니까요. 채권시장에서 싼 가격으로 돈을 빌려다가 카드 고객들에게 비싼 이자를 받으니 누워서 떡먹기죠.
카드 장사가 너무 잘되다 보니 카드 값을 제때 못내는 신용불량자들도 많아지는 모양입니다. 정부가 나서서 "신용불량자가 많은 카드사들은 혼내준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이게 다 장사가 잘되니까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시장환경의 변화에 카드사처럼 잘 대응하는 금융기관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장변화를 잘 읽는 카드사들이 왜 카드 이자나 수수료를 내리는 것은 그렇게 인색할까요?
카드사들은 "조달 금리를 따지면 우리나라 카드 수수료가 선진국에 비해 결코 높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할 때처럼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면 수수료도 얼마든지 낮출 수 있을것 같은데...
카드채 발행을 담당하는 카드사 직원들은 아주 똑똑하고 뛰어난 반면 카드 수수료를 결정하는 부서의 직원들은 상당히 많이 뒤떨어지는 2류 직원들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