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삶의 질 떨어뜨리는 '퇴행성 관절염', 지방줄기세포 치료가 도움

  • 등록 2023-07-03 오후 1:04:58

    수정 2023-07-03 오후 1:04:5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고령인구 증가와 함께 늘어나는 질환이 있다. 바로 ‘퇴행성 관절염’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5년 260만여 명에서 2021년 289만여 명으로 3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뼈와 뼈 사이 연골이 닳는 질환으로, 악화될수록 고통이 심해져 노년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고, 현대인들의 건강한 노년을 책임질 주인공으로 ‘줄기세포 치료’가 꼽히고 있다. 줄기세포란 아직 분화되지 않은 세포로 다른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으며, 자가복제 능력이 있는 세포를 말한다. 스스로 재생이 불가능한 연골에 줄기세포 치료를 적용해 재생을 유도함으로써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것이다.

현재 무릎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에는 자가골수, 제대혈, 자가지방 등 여러 종류의 줄기세포가 이용된다. 자가골수는 말 그대로 자신의 골수에서 채취한 것이며, 제대혈은 태아의 탯줄에서 채취한 것을 가리킨다. 자가지방도 문자 그대로 자신의 지방(주로 둔부나 복부)에서 채취한 것이다.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은 이중 자가지방 줄기세포 치료에 관한 연구와 시술을 해오고 있다. 자가지방에는 전체 세포 중 7~10% 정도의 중간엽 줄기세포가 존재해 한꺼번에 많은 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가골수의 경우 10만 개당 1개 정도의 중간엽 줄기세포를 채취할 수 있고 나이가 들수록 그 수가 감소하지만, 자가지방의 경우 나이가 들어도 채취 가능한 수가 줄어들지 않는다.

자가지방 줄기세포 치료는 먼저 환자의 둔부와 복부에서 지방을 채취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후 원심분리기와 키트를 이용해 환자의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한다. 추출한 줄기세포는 관절내시경을 통해 연골이 결손된 부위에 직접 도포한다. 관절내시경이 들어갈 정도로 최소로 절개하기 때문에 출혈과 감염 우려도 적다. 연세사랑병원의 임상 결과에 따르면 자가지방 줄기세포 치료를 시행한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85%가 통증 완화와 관절 기능 향상을 경험했다.

자가지방 줄기세포 치료는 무릎 뿐만 아니라 어깨, 발목 등 다양한 부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어깨 회전근개봉합술과 자가지방 줄기세포 치료를 함께 했을 때 1년 후 봉합 치유율은 85%, 재파열률은 8%로 나타났다. 회전근개봉합술을 단독으로 시행했을 때 봉합 치유율은 70%에 그쳤다. 또한, 발목 관절 내 연골 손상 환자 65명 중 34명에게는 미세천공술을, 31명에게는 미세천공술과 줄기세포 치료를 함께 시행한 결과 줄기세포 치료를 함께 시행한 환자에게서 통증지수와 관절기능 지수가 더 좋게 나타났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자가지방 줄기세포의 가장 큰 장점은 많은 수의 중간엽 줄기세포 채취가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때문에 환자의 연골 결손이 심하지 않은 경우 따로 줄기세포 배양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고용곤 병원장이 줄기세포 치료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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