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금개혁, 14일 마지막 절차만 남아…반대시위 동력 약화

프랑스 헌법위원회, 연금개혁안 심의…통과 유력
시위 참가자 한달만에 3분의 1로…파업도 동력 잃어
  • 등록 2023-04-14 오후 2:28:05

    수정 2023-04-14 오후 2:28:05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금개혁이 마지막 절차인 헌법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심의 통과가 확정적이어서, 절차가 마무리되고 나면 심의 저지를 위해 벌여온 노동계 파업과 시위도 동력을 잃을 것이란 진단이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연금개혁 반대 시위에서 시위대가 조명탄을 흔들고 있다.


프랑스24 방송 등에 따르면 프랑스 헌법위원회(한국의 헌법재판소 격)는 14일(현지시간) 연금개혁안의 위헌성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헌법위원회 심의는 연금개혁을 위한 마지막 절차다. 헌법위원회가 1958년 설립된 이래 법률 전체를 위헌이라고 판단한 건 두 번뿐이어서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심의가 통과되고 마크롱 대통령이 연금개혁안을 공포하면 개혁이 확정된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돼 시행만 남겨두게 되는 것이다. 늦어도 연말께엔 연금개혁안 시행에 들어간다는 게 프랑스 정부 목표다. 네덜란드를 방문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는 계속 전진하고 일하고 도전에 맞서 싸워야 한다”며 연금개혁 의지를 재확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긴급법률제정권(하원 표결 없이 국무회의 의결만으로 법률을 제·개정할 수 있는 권리)을 사용해 연금개혁을 강행했다. 현재 62세인 정년을 64세로 연장하는 게 핵심이다. 적자 위기에 빠진 연금 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연금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프랑스 야당은 긴급법률제정권을 무효화하기 위해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했지만 부결됐다.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개혁을 사실상 막을 길이 없어지자 그간 프랑스 사회를 휩쓸었던 연금개혁 반대 시위·집회도 최근 힘을 잃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는 13일 연금개혁 반대 시위 참여 인원이 38만명으로 지난주(57만명)보다 19만명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128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던 지난달 7일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파업 대오도 흐트러졌다. 지난달 거의 마비 상태였던 철도는 현재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파업의 핵심축이었던 정유공장에서도 운송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온건 성향 노조인 민주노동연맹(CFDT)은 헌법위원회 심의 이후에도 파업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선 주저하고 있다.

한편 1월부터 지속된 연금개혁 반대 시위로 프랑스 경제는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시위가 정점에 달한 3월 프랑스의 국내총생산이 2월보다 0.3%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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